우리 집도 지난여름 수해를 입었다.
윗집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부실로 하는 바람에
물이 샌 것이다.
그 공사를 이런저런 고려 끝에
시월 셋째 주에 하기로 했다.
그날 밤 메일이 하나 왔다.
나에 관한 다큐를 찍겠다는 것이다.
내 개인생활이 드러나는 것이어서
조금 망설였지만, 일러스트레이터 미긍의 홍보엔
꽤 좋을 것 같아서 하기로 했다.
작가와 일정을 잡는데
시월 넷째 주가 좋겠단다.
마침 그 전주에 공사도 끝나니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얘기하는 날짜와 내 머릿속 날짜가 다르다.
그래서 캘린더를 다시 보니,
시월의 첫째 주는 1일 하루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그 위치가 캘린더 오른쪽 끝이어서
잘 안 보이는 내 오른쪽 눈이 놓친 것이다.
내가 생각한 셋째 주는 사실 넷째 주였고,
그 주가 바로 공사주간인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촬영은
무기한 연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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