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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Sep 10. 2019

퇴원 후유증 '쇼핑중독?!'

나의 부족함을 '인터넷 쇼핑'으로 채워간다!

쇼핑중독 [shopping addiction] :

강박적으로 불필요하거나 혹은

자신의 경제력을 넘어가는 물건을 구매하게 되는

부적합하고 과도한 집착이나 충동.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정보 中.      


'와우~! 티셔츠가 단돈 3900원이라고!?'

이젠 예전처럼 돌아다니기도 힘든데

이곳이야말로 '신세계!? '      


-퇴원 후 '인터넷쇼핑' 중독  

(2006~2009)



"너 미쳤어?!! 똑같은 옷들이 대체 몇 개씩이야?!!"  오늘도 택배가 아침부터 엄마 눈에 딱 걸렸다. 소리 없이 방으로 들어가는 데는 성공했는데 아쉽다. "이번엔 진짜 필요해서 샀어. 앞으로 계속 입을 거야~!"  내 말을 듣고 엄마가 한층 더 언성을 높인다. "이까짓 싸구려 티셔츠가 너한테 맞을 거 같니?!!"  한 마디도 안 지고 답하는 나. "앞으로 살 뺄 거라구요..!! 엄만 왜 보지도 않고 화만 내?!"  티셔츠가 5000원도 안 되는 '파격가'인데 어떻게 안 사고 지나칠 수가 있겠어. 아직 사이즈가 좀 작아 보이긴 하지만 살 빼면 예쁘게 입을 거야! 그렇게 산 옷들이 옷장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나 보네?"

오전에 내가 전에 몸담았던 명동 패션몰에 들렀다. 여기서 이렇게 그녀를 마주칠 줄이야! 오랜만에 보는 선이는 혼자가 아니다. 뒤에 업힌 아이가 칭얼댄다. "언니, 올만이네요, 여전하시네요..? 호홋." 그 인사도 역시 재수없다. '뭐가 여전하다는 거지?!'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고울 리 없다. "뭐가 그리도 급해서 아이를 혼수로 장만했대?"  언젠가 선이가 동창과 결혼 얘기가 오간다고 소문만 들었는데 이렇게 아이가 큰 걸 보니 아마도 속도위반을 한 듯. 내 말 꼬투리에 정색을 하는 말. "이게 다 능력이죠~ 언닌 그 오빠랑 결혼 안 해요..? 이제 두 분 다 나이 많아져서 아이 갖기도 힘들 텐데." '젠장.. 내가 졌다!' 더 이상은 이 곳에 와도 기분 좋게 나를 반기는 얼굴이 없다. 그나마 친했던 친구도 더 이상 나를 반가워하지 않는다. 여기는 그만 와야겠다. 이제 어디로 가나? 그러던 중 아주 멋진 쇼핑 공간을 발견한다!    


  안 좋아진 경기에 쇼핑몰 매출은 울상이지만 그보다 더 큰 변수가 나타났다. 그건 바로.. '인터넷 쇼핑' 탄생!  "옷을 어떻게 보지도 않고 사? 말도 안 돼!!"  인터넷쇼핑 자체를 경멸하던 내가 몸상태가 이렇게 되자 달라지고 있었다. 매장 관리할 땐 본인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게 신경을 썼다. 내가 촌스러우면 가게 분위기가 칙칙해지니까. 하지만 사고 후 몇 년이 지나 몸은 많이 회복되어간다고 해도 더 큰 문제가 생겼으니.  패션은 둘째 치더라도 더 이상 맞는 옷이 없어진다. ㅠ 정리되어 텅 비어버린 옷장을 다른 걸로 채우고 싶다. 그러던 중 발견한 곳. 이곳은 찾아보면 저렴하면서 많은 사이즈가 구비되어 있다. 게다가 나처럼 다리가 불편해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고마운 곳.  나는 편리한 '인터넷 쇼핑'에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어쩔 땐 입지도 못 할 저렴이 옷들을 대량 구매하기도 하고 어느새 아침에 출근 도장, 저녁까지 나의 고독감을 쇼핑이 채웠다. '신세계'가 열린다!

'대체 무엇을 더 채우려는가?!'

 -쇼핑중독증 (볼펜 드로잉/2014)


*** 쇼핑중독의 원인? ***

현대인은 매우 다양한 욕구에 부딪치며 이를 해결하는 행위를 하게 되는데, 때로는 부족함을 해결한다는 합리적인 동기와 쾌감을 추구한다는 부수적 동기 사이에 괴리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쇼핑에 대한 집착도 이런 현상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쇼핑이 필요한 재화를 획득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그 자체의 쾌감을 추구하는 행동으로 바뀌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정보 中)     


아무리 채우고 또 채워내도...

쇼핑으로는 감히 채워낼 수 없는 것.


다시 살게만 된다면

뭐든 잘 해낼 것만 같았는데..

'삶’에 대한 감사와 소중함까지

점점 무뎌지고 있다.휴..


-사고 후유증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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