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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Sep 22. 2019

힘이 들 때 '나만의 주문'을...

힘든 상황을 견뎌내야 나에게 더 큰 힘이 채워짐을 알기에.

힘들다! 휴... 힘들어, 힘.

이제.. 나에게 힘이 들어온다!’

-단전호흡 수련 中.. (2007~)



사고 후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지니 운동은 생각도 못했는데 재활로 '단전호흡' 수련을 하며 많은 기운을 받았다. 이 수련은 몸에 무리한 동작 없이 호흡으로 뭉쳐있는 안 좋은 기운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수련. 단전호흡은 '국선도'에서 온 수련으로 '몸으로 깨닫는 우주 균형'이라는 의미가 있다.


'단월드'가 생긴 지도 꽤 오랜 시간이 됐다. 1980년 이승헌 설립자가 안양의 공원에서 노숙자들을 상대로 한 수련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 동네 '보라매공원'에서도 아침 체조를 하던데 그거랑 비슷한가 보다.

 '단월드'에서는 금요일마다 특별 수련이 있다. 먼저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나면 회원들의 몸 상태에 맞추어 수련 지도에 따라 '행공'을 한다. '행공'이란 깊은 단전호흡을 통해 거칠어진 호흡을 고르는 동작이다. 체내에 기운의 흐름에 따라 몸을 서서히 움직여 기운이 원활히 흐르도록 하는 수련법이다. 사실 수련에 빠지다 보면 명상 상태에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수면 상태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억지로 구분하자면 의식이 뚜렷하고 그것을 느낀다면 명상 상태라고 한다. 사실 내 경우엔 명상이라 주장하며 잠이 든다. 자고 나면 피부도 왠지 뽀송뽀송해지는 듯.


Q. '국선도'란..?

구부려서 움츠리고, 때로는 뒤로 젖히는 이런 동작들이 음양의 원리로 되어 있는데 현대인은 머리도, 어깨도, 척추도 각자 생활 습관에 따라 쓰던 방향으로만 주로 쓰며 생활한다. 그럼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여기서 음과 양의 부조화가 생긴다. 국선도는 수련을 통해 음양 조화의 질서를 회복해 준다. 그래서 국선도는 이로운 운동이다. 운동할 때는 몸을 부분적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또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좌우 균형성을 갖춘 운동이 좋다. 마지막으로 단전호흡을 통해 몸 안의 원기를 기른다.

[출처: 중앙일보] 국선도가 길잡이


이처럼 몸의 균형을 맞춰주는 수련이니 한쪽이 기울어 든 나에겐 더 특별하다.

수련의 초반 만해도 동작할 때마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많이 애를 먹었다. 서서 하는 동작들을 20분 정도 하면 자리에 누워서 하는 수련이 이어진다. 누운 상태로 팔을 뻗고 두 다리를 직각으로 만든다. 이때 머리를 들면 복근 강화에도 좋다. 이런 세 가지 동작을 10분 정도 간격으로 그 상태를 유지하는 행공 수련을 하다 보면 손상된 오른쪽 다리가 마치 일부러 하는 것처럼 미친 듯이 마구 떨려온다. 첨에는 너무 깜짝 놀라고 남이 보는 게 창피했는데 물으니 '진동'이 오는 상태라고 했다. 진동을 통해 몸의 혈액순환도 촉진되고 나쁜 기운도 정화되는 거라 한다.


수련을 하면 이승헌 총장이 시를 낭독하는 목소리를 녹음파일로 틀어줄 때도 있다. 솔직이,, 그건 제발 안 했으면 좋겠다. 수련이 마치 종교의식처럼 들려서 거북하다. '삐리리~' 80년대 음악이 나오고 조용히 줄줄 읽어나가는 그의 어색한 목소리 '비호감 ㅜ.'


수련이 중간 정도 이르면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수련 지도자가 늘 하는 말.

“포기하고 싶으시죠? 힘이 든다는 건 그만큼의 힘이 들어온다는 말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우린 모두 할 수 있습니다! 자~ 힘이 들어오고 있지요?

이 말을 들으면 포기하려 하다가도 끝까지 버텨낸다. 수련을 통해 내 몸에 부족한 기를 차곡차곡 채워갔다.


-나를 채우는 시간 (A3/수채물감/펜 드로잉 (2016 두 번째 개인전)



‘힘이 든다. (=) 힘이 들어온다.’의 공식은..


힘이 드는 수련과 더불어 내가 살아가며 부딪치게 되는 다른 모든 일상들에게도 적용됐다. 너무 힘들고 지칠 땐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앞으로 얼마나 힘이 많이 들어오려고 이렇게 힘들지? 그래! 하자, 할 수 있어!’



사실 그림 작업을 열중하다 보면 오른손이 웅클어져서 다시 펴지지 않게 되곤 한다. 물론 스트레칭을 하며 쉬엄쉬엄 천천히 하면 나아질 증상들이다. 하지만 중간에 쉬거나 천천히 하면 그림을 그릴 때 잡힌 그 감성들이 흐트러진다.

게다가 '시각장애'가 생긴 후부터는 집중하지 않으면 시선 조각들이 더 산산이 흩어지기에 그림을 완성하기 힘들어진다. 그림은 마비된 오른손을 움직이기 위함이기 이전에 나의 생각과 에너지를 담아내는 '치유의 공간'이기도 하다.



★주의 : 무조건 힘이 든다고 해서

힘이 들어오는 건 결코 아니다.


우리 뇌는 단순해서 뇌의 주인이

힘이 들어온다고 반드시 인식해야

그 효과를 100% 발휘한다고.


'삶'이란.. 힘든 수련-

버티다 보니 별 거 아니더라!

 -'미긍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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