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의 무늬를 세어본다. 그 무렵 나의 하루는 밤 열두 시가 넘으면 시작했다. 이 시간의 달은 높이 떠서 창가를 환히 비쳐준다. 창문 너머를 물끄러미 보면 밤새 꺼지지 않는 가로등이 영원히 꺼지지 않을 태양처럼 줄지어 있다. 사람들이 드문드문 오가며 택시를 잡는 듯하다. 침대 옆자리엔 나를 걱정하던 짝꿍이 자고 있다. 드르렁 거리는 소리가 가끔 멈추면 가슴에 귀를 가져다 대고 소리를 듣는다. 심장이 뛰고 숨이 오르락내리락 오가는 것을 느낀다. 너 하나 잘 자는 것이, 그리고 내가 함께 살아있는 것이 다행이라 여겨지는 안도감 속에 괜히 한 번 품 속에 비비고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부산스레 무언가를 하기 위해 침대 밖으로 나와 거실로 향했다. 그만은 꿈나라에 남겨두고 혼자만 침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긴 밤을 보내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천장 만을 바라보다가 웅크리고서 적막 속을 떠다니곤 했다. 이후에는 밤새 책을 읽기도 핸드폰을 하기도 알 수 없는 요리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무언가라도 하는 것은 의사 선생님의 조언 때문이었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억지로 자기보다는 잠이 올 때 누워서 자라고 하셨기에 나는 이렇게 달밤에 움직이고는 했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지는 않지만 소란스러운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다.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그맘때의 나에겐 제일 어려운 일이었다.
잠을 잘 자지 못한 지 몇 달 정도가 지난 때였고 이는 꼬박 6년간 계속되었다. 내가 새벽을 가로질러 아침 해를 뜬 눈으로 맞이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내일을 마주 하고 싶지 않은 마음. 쓸모없었던 어제를 떠올리며 밤새 또 다가올 하루는 얼마나 무섭고 힘들지 가늠하는 일들. 12시가 지나 새벽이 되면 어김없이 달력의 숫자는 하나 넘어갈 것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지만 그때의 어리석은 나는 눈을 뜨고 있으면 내일이 오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눈을 감고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일 때에 내일이 오는 거라고. 그래서 나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감겨오는 눈꺼풀에 내일이 오니까.
새벽 어스름이 물러간 뒤 맑게 비춰오는 해를 맞이하면 또 다가오는 내일에게 져버리고 만 실망감에 눈을 감았다. 그렇게 새벽 내내 물리쳤던 잠에게 몸을 내어 주면 나의 내일은 손 쓸 새도 없이 밀려오고 말았다. 밤은 뜬 눈으로, 낮은 감은 눈으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무책임한 하루들. 허무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잠겨 있는 나는 깊이깊이 가라앉고 멀리 아득한 수면 위로 손을 뻗고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