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네 컷 에세이 #06
“두상이 이쁘세요~”
“네? 그런가요?”
처음 간 미용실 디자이너가 웃으며 말했다.
난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 당황하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첫 고객이라 좋은 말을 해주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살면서 많은 미용실을 다녔지만, 내게 두상이 이쁘단 말을 해준 사람은 없었다.
다른 곳에서는 내 두상이 너무 이뻐서, 질투를 느끼고 말을 하지 않을 걸까?
‘쳇, 이런 두상을 가지고 있다니. 절대! 절대! 그것만은 칭찬하지 말아야지.’
집에 와서 거울을 보며 두상을 만져보았다.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 디자이너 말대로 모양이 나쁘지는 않게 느껴졌다.
‘정말 두상이 이쁜지도 모르겠군.’ 생각했다.
근데 두상이 이쁘면 삶에 어떤 도움이 될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건 없었다.
그저 그 디자이너의 칭찬 한마디에 내 두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 것에 만족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