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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O Jan 25. 2024

눈사람 상상

즐겁게 살고 싶다 #18



 창문이 많은 집에 이사를 와서, 겨울에는 춥지만 좋은 점도 있다. 그건 바로 눈이 올 때, 구경하기 좋다는 것이다. 가만히 눈이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면, 눈사람을 만드는 상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아직까지 눈사람을 만들지는 못했다. ‘눈이 오네? 오늘 할 일을 다 처리하고 눈사람을 만들어 볼까?’하면, 눈이 거의 녹아있거나, 추워서 선뜻 밖을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남들이 만들어 놓은 눈사람을 종종 구경했다. 일식을 판매하는 식당 앞에는 담배를 물고 있는 눈사람도 있었는데, 제법 불량스럽고 귀여웠다. 눈오리를 만들어서 벽에 나란히 세워둔 것도 보았다. 일자로 늘어선 눈오리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마치 공장에서 갓 나온 호빵들 같기도 하고, 동네를 지키는 귀여운 방위대 같기도 해서다.


이런 눈사람을 마주치면 어떤 사람이 만들었을지 상상하게 되는데, 왠지 꼬마일 것 같기도 하고, 담배 피우는 눈사람은 턱수염이 났지만 순수한 아저씨가 상상되기도 한다. 뭐 결론적으로 눈사람을 정성껏 만드는 사람은 착하고, 어딘가 순수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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