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속에는 푸른 피가 흐릅니다"
예전 초일류 기업의 신입사원 연수 때 이뤄지는 매스게임을 보면 그 스케일, 절도, 퀄리티가 군대 제식훈련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메이저 은행의 신입사원 연수를 봐도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로 기합 비슷한 것들을 참아가면서 회사 노래를 목이 터져라 외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보았습니다.
저는 신입사원의 단체 연수를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사원급에게 요구되었던 장기자랑, 부서 당 1명씩 차출(?) 되는 행사나 이벤트에 단골로 참여해야 했던 직원이었습니다.
그를 위해서 퇴근 후, 주말까지 연습하고, 그 기간에는 업무보다도 더 중요한 우선순위가 된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엔 왜?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HR 하는 사람 입장에서 어떻게 보면 회사가 이런 시스템을 만들고, 많은 인원들이 참여하게끔 만든 것을 보면 대단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 순간 구성원들을 조직에 완전히 몰입시켰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거창한 이벤트, 행사로 결속력과 애사심을 고취시키는 것은 분명히 일시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런 1회성 이벤트가 끝난 후의 현실 회사 생활입니다.
대학생 때까지 '나'라는 사람에 대한 개성이 중요시되고, 취향과 선호도가 뚜렷한 선택이 가능한 삶을 즐겼던 세대에게는 '개인'보다 집단의 중요성이 너무 중요해지는 생활의 큰 변화는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분명 과거와 지금의 사회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단합, 소속감, 몰입감 물론 조직 문화를 이루는 데에서 중요한 요소이지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외형적으로 보여지는 이벤트보다는 내면의 본질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소속감과 애사심, 프라이드를 진정으로 끌어 내기 위해서는 9 to 6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더 중요하고, 인위적 노력이 아닌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조직에 몰입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회사의 주인이다.라는 생각의 주입이 아닌 스스로 그렇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어야 하고, 모든 것은 업무의 자율과 권한을 주는 데에서 기인합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런 단체 연수와 이벤트로 많은 사람이 하나가 되고, 몰입하고, 회사를 사랑하게 된 것이 맞나?
그때의 그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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