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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탕진남 Aug 30. 2023

세상은 진짜 넓다.



5년 전, 책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한국에서 덴마크 교육을 받은 나는 남들과 다른 시선을 가지고 새로운 꿈을 시작했는데, 내 친구들은 여전히 좋은 성적과 회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나쁜 선택지는 아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선택지가 매우 극소수인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는 그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렇게 여행을 하다 보니, 정말 세상이 넓음을 다시 한 번 배운다.


외국은 코로나를 기준으로 재택근무가 더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 듯하다. 리투아이나에서 만난 미국인은 5년 동안 회사를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5년 동안 세상을 자유롭게 여행하며 일도 하며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방금은 같은 방을 쓰는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해외에서는 혼성 숙박이 흔하다. 현재 내가 자는 방에는 12개에 침대가 있는데 여자만 5명이다.) 오고가며 자주 마주쳤고 웃은 얼굴이 상당히 예쁘더라. 알고보니 그 친구는 프랑스인이었는데, 프리랜서여서 자유롭게 여행하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호스텔에서 지내다 보면 떠 돌아다니며 일을 하는 노마드가 종종 보인다. 호스텔에서 밥을 차려먹고 화상통하를 하며서 바쁘게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정말 재밌지 않은가. 정말 존재할까 싶었던 사람들이 해외로 나와보니 생각보다 많았고, 그들은 정말 자유롭게 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유럽으로 이사를 하거나, 이민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스페인에서 태어났지만 덴마크에서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경우, 페루 사람이지만 스페인에서 시민권을 받을 준비하는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5년 째 살고 있는 경우 등 자신이 태어난 나라와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셀 수 없이 많았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추가적으로 이야기를 보태자면, 고작 20살인데 인생에 열정을 키우고 싶어서 자전거를 타고 20일 동안 3,000km여행하는 네덜란드인, 일년에 3개월은 해외에서 사는 한국인, 시니어 변호사로 일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호스텔을 자주 오고 그동안 자신의 집은 에어비앤비로 활용하는 룩셈부르크인, 지도를 펼치고 찍었더니 덴마크가 나와서 그곳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우루과이인, 직장 생활이 힘들어 퇴사한 기회로 우연히 해외를 나온 한국인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넘쳐 흐른다. 


정말 재밌지 않은가!! 이정도면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속의 사람은 무조건 존재할 거라 생각한다. 다만 세상이 너무 넓고, 나의 시야가 너무 작아 아직까지 보지 못했을 뿐인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사는 게 최고의 선택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는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두려움만 뛰어넘고, 거침 없이 도전한다면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 


Ps. 덴마크에서부터 글을 쓰고 싶었는데, 여행에 집중하느라 글을 쓰지 못했다. 여행을 하러 온 건지 글을 쓰러온 건 아니지 않은가. 때마침 평생 안 하던 실수인 노트북에 물 쏟기를 해버렸다. 그래서 노트북을 당분간 쓸 수도 없었고, 3일 만에 스페인으로 급하게 넘어오면서 이것저것 경험하느라 굉장히 바빴다. 이제는 쌓이 글이 너무 많아 다시 시간을 만들어서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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