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2일 전이다. 언제 가나 싶었고 갈 수 있나 싶었으나, 금새 코 앞으로 다가왔다. 어제는 군대 휴가 나온 친구 만날 겸, 겸사겸사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그러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매달 열심히 적금을 넘는데, 내 돈처럼 느껴지지 않아. 너희들은 지금 당장 1,000만원 생기면 뭐할거야?"
한 명은 전세금을 모은다고 했고, 한 명은 캐나다 교환학생 자금으로 쓴다고 했고, 또 한 명은 주식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바로, 여행 갈거야."
나의 이야기에 한 친구는 자신의 통제권에서 벗어나는 일을 경험 하는 게 싫다며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통제할 수 없는 상황과 난처한 상황을 겪기 위해 간다고 말했다.
그러자 또 다른 친구는 옆에서 "나는 니 생각이 좋다."라고 말했다. 그 친구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어렸을 때부터 빡세게 일을 하는 친구였는데, 결국 돈을 버는 건 열심히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자신 또한 시간적 여유만 된다면, 그렇게 할 거라고 했다. 그건 낭비가 아닌, 몸값을 키울 수 있는 투자라며.
나 또한 동의하는 바다. 나는 남들처럼 편안하고 유명한 관광지를 보기 위해서 가는 게 아니다. 익숙한 것들과 작별하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 익숙한 집, 익숙한 나라, 익숙한 언어, 익숙한 음식 등 익숙한 모든 것들과 이별하고 새로운 경험을 채우고 싶다.
그런 나에게 누군가는 여전히 돈을 모으고 가라고 말한다. 대출 받아서 갈 정도 가치는 없다고, 좀 더 준비되고 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동의하는 바다.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서, 더 잘 준비하기 위해서 세상에 나를 내던지는 투자를 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