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다큐멘터리 <사마에게> 리뷰
전세계 다수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다큐영화가 국내 개봉했습니다. 우리에겐 뉴스 소식으로 익숙한 시리아의 알레포라는 도시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 <사마에게>를 보고왔습니다.
와드는 시리아에서 살고 있는 청년이었습니다. 그녀가 대학을 졸업할 즈음아랍 국가 전역에서 민주화 시위가 이어졌고 그녀는 그때부터 자신이 목격한 역사의 현장을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와드는 시리아 알레포라는 도시에서 터를 잡고 민주화 시위를 하다가 연인 함자를 만나 결혼합니다.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이 자리잡은 알레포를 포위하고 마구잡이로 폭격하기 시작하고 이를 기록하기 위해 와드는 카메라를 들죠. 혼란속에서도 와드는 임신, 출산을 하고 자신의 딸 사마를 이곳 알레포에서 키우기로 마음먹습니다.
<사마에게>는 가장 다큐다우면서도 다큐답지 않은 구성으로 관객을 만납니다. 많은 관객들이 다큐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엔 감독과 제작진의 의도가 담기기 마련이고 이런 의도는 극영화만큼이나 카메라의 앵글과 출연진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사마에게>속 와드가 겪고있는 상황은 날것 그대로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생활을 기록하는 것이 역사 속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 와드의 앵글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무엇인가가 꽉꽉 들어차 있습니다. 카메라를 든 자신도 사람이기에 살기위해 뛰어가는 컷들은 핸드헬드라는 말을 붙이기 어색할 정도로 현실적입니다. 와드의 시점이 그대로 담긴 몇몇 씬들은 그 자체로 관객의 마음을 쥐고 쉽사리 놓아주지 않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자신의 장점을 구성과 편집에서도 십분 활용합니다. <사마에게>는 절대로 폭격당하고 망가진 알레포와 와드의 삶만을 다루려 하지 않습니다. 귀를 짖니기는 포성 속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노력하는지, 안간힘을 쓰는지 관객에게 아우성칩니다. 보기만 해도 엄빠미소가 지어지는 아이들의 웃음과 특유의 산만함, 일요일 한낮의 온기같은 친구와의 수다, 나의 터전, 나의 집을 끔찍히 아끼는 애착같은 일상적 요소들을 장면 곳곳에 밀어넣었습니다. 마치 이곳에 당신들과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처럼, 우리는 무너지는 건물 속에서도 사람으로 존재한다 외치는 것처럼 말이죠.
아주 뻔한 이야기지만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힘은 '사마'라는 존재 자자체입니다. 자신이 전쟁속에서 살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것 마냥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와드가 든 카메라를 응시하는 장면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서사와 메세지를 품고 있습니다. 무언가 더 쓰고 싶지만 직접 목격하셨으면 좋겠네요.
추신 하나. 예맨 난민 사건에서도 드러났지만 한국사회만큼 중앙아시아나 이슬람권 문화에 무지한 사회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언론이나 공공 부문 모두 무엇에 반대하고 말고를 떠나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여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