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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영 Jul 25. 2020

억지로 하지 않아도 돼.

억지로의 감정 소모

사회생활을 하다 보

웃지 않아도 되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굳이 나서서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우리는 억지로 하게 된다.


굳이 웃지 않아도 되는데 민망해할까 봐,

분위기 어색해질까 봐 웃으려고 노력한다.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

그 잠깐의  어색함을 못 이겨 이야기를 하다가 안 해도 되는 들로 상처를 주고 실수를 하게 된다.

내가 굳이 나서서 하지 않아도 되는데 나서서 하다가 괜히 핀잔도 듣게 되고 말실수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억지로 하는 것들로 인해 감정들이 피곤함을 느끼게 되고

그런 것들로 인해 사람과의 만남을 질리게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같은 대학,  같은  학과라는 이유로

같은 직종을 하고 있는 선배들에게 명절이며, 망년회가 되면 전화하거나 문자를 해야 했다.

그게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것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보다 기수가 높은 선배들이고 혼자 여자라서 무서운 선배들에게 인사치레로 하는 말들이

 조심스럽고 할 말도 없는데 억지로 횡설수설해서 나오는 말들이 너무나 힘들었다.


그렇게 불편하고 어색하고 답답한 문자나 전화를 몇 년 동안 하였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바쁜 일상들로 그냥 지나치면서 못하게 되었다.

열심히 안부를 묻던 나와는 다르게

 연락한 통 먼저 오는 선배들이 없었다.


 다시 일을 하게 되었을 때 같은 직종에 있는 선배들에게 연락을 하려고 했는데

다시 그 어색함과 할 말도 없는데 억지로 무슨 말이라도 이어나가려고 횡설수설한 나 자신과 상황들이 싫어서 하지 않기로 했다.


솔직히 서로 간의 왕래도 없었고 인사치레랍시고 "다음에 밥 한 끼 해요~"라는 거짓말도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나는 마음이라도 편하고 지냈다. 

또 내가 일하면서 선배들에게 도움을 받을 일도 없었고 나를 필요로 했으면 필요로 했지 내가 필요하지 않았다.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하는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이야기겠지만 나로서는 정말 쓸데없는 감정 소모는 어느 순간 허무하고 필요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선배들은 나에게 나쁜 평판이 아닌 일 잘하고 착한 아이로 생각하고 있었고

다른 지인들에게도 그렇게 나를 이야기하였다.

결국에는 내가 굳이 억지로 전화를 해서 어색함을 깨려고 이 관계 유지하려고 했던 억지스러움보다는

내 자리에서 일 잘하고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지인들이랑 이야기하게 되면

중간에 아무 말 없이 붕 뜨는 적막한 시간을 굉장히 불안해하고 무슨 말이든 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건 나만 그럴 뿐,

상대방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가만히 앉아있는데 나 혼자 그 적막감이 싫어서 없는 이야기,

필요도 없는 이야기들로 주절주절하고 있는 내 꼴도 웃겼다.


그런 일들이 있고 난 후에 

나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걸 느꼈을 때

무언가 허무함을 느꼈다.

그 허무함에 난 사람 간의 관계에서 너무 매달리지 않

억지로 하려고 하지

 물 흐르듯 그렇게 흐르는 대로 이야기도 하고

 이야기할 것이 없으면 가만히 앉아서 멍 때 리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곤 한다.

억지로 하는 만큼 마음이 불편하고 힘든 것이 없다.

마음만 힘들면 다행이지만 무슨 이야기든 이야기하려고 뇌까지 신경 써야 하니 그만큼 큰 감정 소모가 어디 있나 싶다.

억지로 하지 않아도 잘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고

 굳이 할 필요 없는 것들은 접어두고 억지로 하지는 말자.

나를 위해서.

나의 마음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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