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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영 Aug 26. 2020

01. 하루살이  - 워킹맘의 휴식

짧은 휴식은 개뿔.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의 휴식이 나에게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 꿀 같은 휴식은 나에게는 사치일 뿐.

일을 마친 워킹맘에게는 그저 일찍 마친 것만으로도 휴식 이러려니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휴식이 아닌 다시 시작되는 일.

집안일 육아일

일이라는  쳇바퀴 속에서 그저 워킹맘들은 돌고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일찍 마친 것을 또 내 몸은 어찌 그리 잘 아는지 갑자기 하품이 쉴 새 없이 나오고 피곤함이 밀려온다. 집에 일찍 오니 집안일이 한가득이라 앉질 못하고 싱크대 앞에서, 건조대 앞에 서서 일을 하고 있노라면 그저 다 때려치우고 쉬고 싶은 건 나뿐이 아닐 거다.


하지만 그걸 안 하면 또 늦게 자야 하니...

오늘만은 꼭 1시간이라도 일찍 잘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몰래 힐링 겸 휴식을 가지고 싶어서 제주도 여행을  2박 3일 남편 몰래 잡았었다. 남편은 이해 못하고 혼자 간다고 삐지고 구시렁구시렁 듣기 싫어서 말을 안 했다.

시부모님에게 아이들을 맡기려고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내 생일 때 돼서 아는 동생이 생일 선물이라면서 비행기 티켓을 끊어 줬다고 이야기하려고 계획까지도 잡았다.


결혼 8년 만에 처음으로 가는 혼자 여행이라 어딜 갈지 아는 동생과 이야기도 하고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부푼 기대감을 한 순간에 물거품을 만들어 버린 코로나바이러스 2차.


다른 생각 할 것도  없이 항공 티켓을 취소했다.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는지.

짧은 휴식을 취할 수도 없게 해 버리는 이 놈의 인생.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었어도 과연 갈 수는 있었을까 싶다.


가족  누구에게도 자랑을 못하고 심지어 제주의 제자도 못 꺼내보고 나 혼자 들떴다가 나 혼자 절망하고 가보지 못하고 날린 휴식이 되었다.


나의 휴식.

언제쯤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까?

즐길 수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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