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적인 걸 좋아했던 나는 결혼 10년 차에 육아 10년 차 워킹맘 10년 차.
일을 쉬지 않고 했던 나로서는 결혼이라는 과정에서 두 아이의 육아와 동시에 파워 계획형 J가 되어버렸다. 아니 될 수밖에 없었다.
아침의 시작은 누구나 아이들을 깨우는 데서 시작되지만 워킹맘들의 일상은 나의 출근을 기준으로 기상시간이 달라진다. 좀 유동적인 프리랜서지만 오전에 수업이 많아서 항상 아이들의 등원 시간보다는 나의 출근시간에 맞춰서 일어나서 씻고 밥도 먹는다. 이제는 그게 적응이 된 아이들이라 일어나서 척척 순서대로 하고는 있다. 하지만 로봇도 아니기에 매일 아침이 순조롭지는 않다.
일어나는 게 컨디션이나 날씨에 따라 제멋대로라 깨워도 안 일어날 때는 10분, 20분을 뒤척인다. 시간을 흐르고 마음은 급하니 둘째라도 번쩍 안아서 스스로 씻는 건 포기하고 내가 씻기고 옷도 입힌다. 도착해야 하는 시간은 있고 나가야 하는 시간도 있는데 언제 스스로 하는 걸 기다려주면 칭찬해 주며 할 시간이 없다.
그리고 내가 밥 먹는 시간은 없어도 우리 아이들 아침밥 먹을 시간은 있어야 하니 어떻게 서든 조금이라도 입에 넣어서 학교를 보내려고 한다. 그 마음을 알 턱이 없는 아이들은 세월아 네월아 텔레비전을 보면서 입을 움직일 생각이 없다. 그럴 때는 샤우팅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폭풍 잔소리와 함께 아침 출근 시간이 찝찝해진다. 조금 더 기다려줘도 괜찮고 말로 해도 될 걸 소리쳤던 나 자신을 돌아보면 자책하고 풀 죽어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을 딸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게 된다. 아무 말 없는 아들에게 갑자기 애교를 부리면 뽀뽀세례를 사과의 표시를 보내며 속상했을 아이들에게 사과받길 강요하게 된다.
모든 것들이 반복적인 일상이지만 우리가 일어나서 출근도 하고 등교도 해야 하는 엄마와 자식 사이에서 왜 아침마다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것도 알고 그 전쟁이 끝나지 않고 도돌이표가 될 거라는 걸 어린 나이에 아이들도 알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적응이 되고 조금 더 융통성 있게 기상을 해서 문 밖을 나가는 시간들이 올 거라고 믿고 있다.
매일 해는 뜰 거고 매일 출근을 할 거고 매일 등교는 하지만 주말을 쉴 수 있으니깐 융통성 있고 주말에 기상시간 신경 쓰지 않고 파워 J인 계획형은 좀 유해지려고 노력한다. 아침 일찍 놀러 가는 게 아니고서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주말 이틀은 자유롭게 지내려고 아주 노력한다.
주말 같은 자유는 이틀만 하면 되니깐. 그래야 각자의 역할과 각자의 미래를 꿈꿀 수 있으니깐.
내일도 아침의 전쟁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