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 영 Oct 10. 2020

그 길을 걸어가고 있구나.

어머니의 고생

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득 나무를 이고 오시던 어머니.

약한 몸에 지게가 너무나 커 보였던 시절

눈 감아도 그 모습이 사라지지 않으리.


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더운 여름 아궁이에 불을 피워

자식새끼들 밥 굶기지 않으려 애쓰던 어머니.

눈 감아도 그 모습이 사라지지 않으리.


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서 우는 소리에 달려가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업어 달래 주던 어머니.

눈 감아도 그 모습이 사라지지 않으리.


이제는 눈 감아도 생각나는 흐릿한 기억들로

속에서 솟아지는 것들을 억누르며

거칠고 힘들었던 것을 잊어 보리라

두 손을 불끈 쥐어 잊어 보리라.


그 세월 누가 알겠나 마는

내 몸이 기억하고

내 머리가 기억하니

잊으려 해도 나 또한 걸어왔던 

그 길을 걸어가고 있구나.


 

작가의 이전글 유산소는 지루한데 꼭 해야 할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