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만큼 달린다!!' 집으로 향하는 배고픈 여정!!
어제 꿈만 같은 드라이브를 즐기고 5시쯤 잠든 우리는 다음 날 아침 11시까지 푹? 잤다.
텐트를 접고 기분 좋은 출발을 다시 시작했다.
(텐트 피는데 5초, 접는대 5분으로 매우 내 스타일이다)
자전거 박물관
구름이 끼어 약간은 흐릿했지만 라이딩하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달리다 보니 어떤 다리는 우리를 맞이 하듯 자전거 조형물들로 꾸며져 있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 다리를 지나고 보니 자전거 박물관이란 곳이 나타났다.
즉, 당연히 이 다리는 자전거 박물관 입구를 꾸미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 됐든 우리가 자전거 여행을 하는 만큼 이곳을 살짝 둘러보기로 했다.
마침 무료 입체영화를 볼 수 있다는 말에 상영시간을 기다리며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박물관 안에는 편의점 밖에 없었기 때문에 여기 놀러 오신 분들에게 우리가 가진 참치캔(자취방에서 가지고 온)으로 물물교환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물물교환을 거부하신 아주머니들이 응원하시겠다고 참치캔을 받지 않고 라면을 사주셨기 때문이다.
정말 우리는 참치캔을 드리고 싶었지만 극구 사양하셨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우리는 참치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여하튼 배도 부르고 공짜 영화 관람까지 한 뒤 우리는 다시 여정을 시작했고 오늘의 목적지를 구미까지로 할지 대구까지로 할지 고민한 끝에 일단 가보는데 까지 가보기로 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구미가 멀리 보인다.
시간은 벌써 오후 여섯 시 정도였지만 대구까지 간다면 편안한 집과 밥이 있기 때문에 조금 무리를 하기로 했다.(이때는 어떻게 될지 몰랐다)
구미를 지나니 곧 어둠이 찾아왔고 왠지 모르게 힘이 빠진다.
"와.. 왜 이렇게 힘이 없지. 임잼, 배 안고파?"
"난 별로 안고픈데?"
라면밖에 안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중간중간 간식들을 대충 먹은 탓인지
너무 배고프고 힘이 안나는 상황이 나에게 불쑥 찾아왔다.
잠시 멈춰서 가방을 뒤적여도 이미 식량은 바닥나고 참치 캔 한 개만이 남았다.
그것도 혼자 단숨에 먹어버렸다.
"와.. 이번엔 내가 안 되겠다. 10분만 잘게."
"에?!"
그대로 길바닥에서 자버린 나를 정확히 10분 뒤에 재민이가 깨웠다.
그나마 기운이 좀 났고 재민이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근처 지하철까지 가게 되었다.
(사실 길바닥에 그냥 텐트 피고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겨우겨우 집에 도착한 우리는 따뜻한 집, 밥, 샤워를 누린 뒤 깊은 잠에 빠졌다.
(사실 나만 바로 뻗었다)
tip
+ 먹는 게 원동력
- 여행을 떠나기 전 검색 중 종종 듣던 말이다.
바로 '먹은 만큼 달린다'라는 것이다.
긴 말 안겠다. 먹어라.
+ 자전거 박물관
- 꽤 큰 규모로 지어져 있는 자전거 박물관은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았고 어린아이들이 체험할 거리가 꽤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무료 입체 영화 또한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 역시나 사람
- 우리가 대구까지 무리해서 가려던 이유는 맛있는 집밥과 편안한 잠자리 이외에도 한 가지가 더 있었다.
바로 재민이의 군대 후임들이 재민이가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무사히 집에 도착하고 연락을 하자 집까지 직접 찾아와 주었다.
그런데 집에서 맥주 한잔하면서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하던 중, 퍼져버렸던 내가 완전 꾸벅꾸벅 졸면서 피곤한 기색을 들어냈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멀리서 와준 동생들이 얼마 있다가 눈치껏 빠져주었던 것 같다.
다음 날 생각해보니 너무나 후회가 되었고 재민이와 멀리서 와준 동생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이 부분을 재민이에게 이야기하며 생각해보니 재민이 또한 엄청 피곤했을 것인데 아무 내색 없이 받아 준 것이었고 이 부분에서 또 하나 배웠다.
생각해보니 이번 여행에서도 가장 중요했던 건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인데 말이다.
애들아 다음에 만나면 형이 꼭 맛있는 거 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