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진공으로 묶여져 있어서
숨 없는 말을 베개로 배고 이불로 덮었네
그 말은 적막이 낳은 암세포 같아서
파공을 피할 수 없네
단단히 얼어붙은 허공에
바둥거리는 날갯짓은 무용하구나
핏물 새어 나오는 매마른 우물의 벽
발자국 깃털자국 둥글게 나선으로 막 피는 것을 난 보았네
죽지에 절대 부러지지 않는 날개를 달아
적막을 튕겨내어
소리를 만들고
물질을 일으키자
시퍼런 칼춤이 난무하는 우물로 헤엄쳐 오는 햇살을
길벗 삼아 훨훨 날아오르자
너의 숨결은
햇살을 갈구하네
너의 눈동자에
햇살 머금은 말들의 정원이 비치네
푸름에 눈물 겨워
피 비린내 나는 발자국 다 씻겨주었다 했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