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에서 먹었던 음식 best 10
작은 돈으로 어딘가 가고 싶어서 2019년엔 아시아권 여행을 좀 다녀왔다. 쉬는 기간도 길었고..
대만 타이베이와 타이중
베트남 푸꿕, 호치민, 붕따우, 무이네, 달랏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다녀온 세 개 나라의 8개 도시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서 다시 생각해도 맛있는 음식들을 추려봤다.
순서는 무작위.
TMI. 간혹 동남아가서 코를 막고 다녔다거나, 비위생적이라 싫었다는 둥의 얘기를 듣는데, 그건 동남아에 대한 편견이다. 위생적인 걸 원한다면 깔끔한 식당, 호텔만 다니면 되고, 동남아 음식이 안 맞으면 거기서 양식당 다니면 된다. 한식당도 많고. 근데 동남아가서 코를 막고 다닐 정도라면 애초에 가질 말아야지; 외국인이 우리나라와서 마늘냄새때문에 코막고 다니면 얼마나 모욕적인가. 그건 문화에 대한 존중이 없는 무례한 행동이다. 취향은 경험의 나이테라는 말이 있다. 취향의 좁음은 나의 식견이 좁다는 것일뿐이다. 다른 이들의 취향을 존중하지 못하면 함부로 여행을 다니지 않는 것을 권한다. 경험을 넓히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것이라면, 낯선 음식들을 경험하고 접해보길 권한다. 그 나라가 아니면 접할 수 없는 것들이기에 굳이 장시간 비행을 참고 가는 것 아닌가. 음식이 그 나라의 얼마나 중요한 문화인데. 나도 물론 입에 맞지 않는 음식들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그 나라를 평가하지는 않는다. 다른 나라의 음식 취향에 함부로 눈살 찌푸리지 않기, 맛 없다는 표현 보다는 내 취향이 아니라고 표현하기. 작지만 서로를 존중하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기를.
1. 대만 타이중에서 먹었던 meat&egg toast의 토스트
묵었던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알려준 맛집. 아점으로 아이스티와 함께 먹었는데 진짜 핵존맛.
빵이 너무 부드럽고 초크초크하다.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먹는 집. 음식은 금방 나와서 얼마 안 기다려도 된다.
사거리 대각선의 tea 가게가 있는데 여기 차도 정말 맛있다.(喫茶小舖 民權店. 체인점이다.)
2.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이펑락사에서 먹은 락사
나는 약간 동남아 향신료가 입에 맞는데, 새콤 짭짤한 락사가 취향 저격이었음.
이게 그리울듯하여 인스턴트 락사를 사오긴했는데.. 그맛이 안날것같아서 뜯어보지 못하고 있다.
3.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탄중아루 해변 야시장에서 먹은 닭날개구이
사진에선 묻혀서 보이지 않지만.. 빨간 닭날개가 정말 맛있다.
일단 야시장에 가면 웬만한 가게엔 다 걸려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음.
대만에서 스펀가서 닭날개 볶음밥?이 맛있다고 해서 먹었었는데, 이게 더 맛있음.
4. 대만 타이베이의 우라이온천마을 시장의 高家冰溫泉蛋(創始店) 에서 먹은 계란 튀김?
음식 이름을 정의할 수 없지만 그냥 맛있다.
온천물로 삶은 계란의 겉에 옷을 입혀 튀겨서 파는데,
그걸 잘라서 고수와 가스오부시와 간장 소스를 뿌린 게 내가 추천하는 음식.
저 소스도 맛있고 가스오부시와 고수와 어우러진 맛이 정말 일품!
삶은 계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저거 먹으러 우라이마을 왕복 3-4시간 걸려 다녀올만하다!!
폭포 가는길에 인당하나씩 먹으면서 갔다가 오는 길에 하나씩 더 먹어야 한다는 게 학계 정설.
5. 대만 타이베이 딘타이펑 본점에서 먹었던 트러플 샤오롱바오
채썬 생강에 취향껏 간장과 식초를 넣어서 곁들여 먹는다. (3:1 비율을 추천)
#샤오롱바오 가 나오면 숟가락에 올리고 피를 약간 뜯어서 육즙이 숟가락에 빠져나오도록 한 뒤에 생강채를 얹어서 먹으면 된다.
한입 먹는 순간 꿀맛!!!!! 송로향이 확 퍼지는 게 너무 좋다.
우리나라엔 없는 메뉴로 알고 있는데.. 딘타이펑 갈 때마다 비싸지만 꼭 먹으리..! (한화 4만 5천원정도^^;;)
6. 대만 타이중의 wulao 에서 먹었던 훠궈
중국식 훠궈는 내 취향이 전혀 아닌데, 이건 그냥 대존맛이었다.
이곳도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추천 받은 곳.
한국관광객에게 유명한 칭징저훠궈를 가려고했으나 '현지인에게 맛집이 진짜 맛집'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한국에서 찾아갔던 맛집들은 다 잊고 호스트의 리스트를 따랐다.
이곳은 특히 호스트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훠궈 ( #hotpot #샤브샤브 ) 식당이라고 추천해준 곳이었다.
1시간 반 시간제한이 있고, 내가 갔을때는 7시쯤이었는데 2-30분 기다려서 들어갔다. (원래는 예약 필수)
현지인이 대부분이었고, 한국인은 한 팀도 못 봤다.
백탕에 떠다니는 대추,고추 말고 약간 잠겨있는 갈색! 오리 선지? 간? 그 어드메인듯한데, 그것과 건두부? 를 무한리필해준다. 저 정체 모르는 갈색이 #핵존맛 이었던 주인공!!
그거랑 건두부를 끓여서 계속 가져다주는데, 진짜 너ㅓㅓㅓㅓㅓㅓㅓ무 맛있어서 그것만 먹어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
밥과 소스도 무한으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데, 아니 무슨 소스가 이렇게 맛있는지.
소이빈소스를 베이스로 취향껏 고추 마늘 등등을 넣어서 먹는데 너무 맛있어서 음식 나오기도 전에 밥 한그릇 다 먹을뻔 ;
암튼 이 집은 전반적으로 다 맛있고 특히 백탕!! 저 육수가 참 맛있고 아직도 하루에 한번은 생각난다 ㅠㅠ
대만하면 이 훠궈집만 생각날 정도.
사실 타이베이에선 "대만 다시 올일 없을듯^^"했는데 타이중에서 이 훠궈 먹자마자 "이거 먹으러 한 번은 더 와야돼"했다는..
외국가면 그 나라 맛을 먹어야지!! 했는데, 이게 진짜 대만의 맛이 아닐까 싶었다.
결코 저렴하진 않지만 그만한 가격 이상은 충분히 하는 맛과 양이니 꼭 가보시길!!
1인으로는 안나오는 것 같아서 아쉽긴하지만 ㅠ 혼자가신분도 일행 구해서라도 꼭 가보셔야한다.
7. 베트남 호치민 반미후인호아에서 먹었던 반미
솔직히 베트남 반미는 어디서 먹어도 우리나라 파리바게트 바게트 샌드위치에 비견이 안 될 정도다.
길거리 노점에서 750원짜리 사먹어도 웬만한 식당 퀄리티 이상. 하노이에서도 반미25에서 여러번 사먹었고, 여기저기 노점에서도 많이 사먹었다. 이번에도 여기저기 사먹었는데 가성비 안따지고 그냥 맛만으론 여기가 제일 맛있었다.
반미후인호아는 현지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죄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 한화 2천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 햄과 야채, 소스가 정말 잘 어우러지고 빵이 겉바속촉 정말 맛있다.
8.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웰컴씨푸드에서 먹은 오징어튀김
아니 무슨 오징어튀김이 이 와중에 나오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진짜 맛있다 ㅋㅋㅋㅋㅋ
익숙한 맛일지도 모르지만 오징어튀김에선 처음 느껴본 맛이었음..
다른 비싼것도 많이 먹었지만 이게 제일 맛있었다..
9.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Jothy's Fish head Curry banana leaf restaurant에서 먹었던 로띠티슈
물고기 머리 요리가 유명한 곳인데, 그건 내 취향에 안맞았고.. 사이드 of 사이드였던 로띠티슈가 정말 맛있었다. 엄청 얇아서 바삭하고 연유가 뿌려져있어서 달달하다. 어디서 먹어도 맛있음. 지나가던 휴게소에서 먹어도 맛있음. 메뉴에 없어도 간혹 팔기도 하니 물어봐도 좋겠다. 이거 먹으러 말레이시아 또 가고 싶은 심정...
10. 베트남 달랏 oc khanh nhu 에서 먹었던 달팽이요리
달팽이는 난생 처음 먹어봤는데 거부감 하나도 없고 너무 고소하고 맛있었다. 여기에서 파는 바지락, 꼬막 등등과 맥주를 곁들여 먹었는데 진짜 다 맛있다. 기본으로 주는 널찍한 종잇장같은 과자도 있는데 (추가 차지 붙음) 그게 제일 맛있었던 건 비밀.. 암튼 달랏에 또 가게된다면 여길 밤마다 갈지도 모르겠다.
어떤 여행도 음식이 맛이 없으면 나는 별로로 기억에 남는다. 음식이 컨디션을 좌우한달까? 음식이 맛없는 곳에선 어딜 다니고 싶지도 않고 그냥 호텔에서 룸서비스나 시켜먹고 싶어진다. 아직 유럽이나 미국여행을 못 가고 있는것도 양식을 몇날몇일 먹을 자신이 없어서이기도 함.. 물론 제대로 그 나라들의 음식을 즐겨보지 못해서 막연히 겁내하는 것일테지만. 암튼 먼 여행에는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아시아권의 음식을 좋아해서 유독 아시아권의 여행을(온전히 아시아권만을!) 다니고 있는데, 좀 더 음식 취향을 넓혀봐야겠다. 세상에 맛있는 건 많고, 먹을 기회는 많지 않으니 행여 오는 기회에 열심히 먹어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