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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 Feb 19. 2020

페미니즘이 아니라면 그 무엇이라도

For Every Woman By Nancy R. Smith


나는 페미니즘을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여성들의 권리신장을 위한 움직임이라 생각한다. 여성들도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고, 온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는 그렇지 않다. 나는 여자로서 불편함을 겪고 있고, 이 문제는 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바꿔나갈 수 있다. 그러니 함께 바뀌어가야 한다. 나는 이것을 페미니즘이라 정의한다. 그리고 나는 페미니스트다. 


간혹 남성들도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자처하는데,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부의 권리만 박탈당하는 사회는 없다. 누군가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면, 이는 누구의 권리도 침해당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사회란 지독히도 상호적이고 유기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말 외에는 모든 것이 변한다. 권리를 침해하는쪽과 침해당하는쪽이 영원히 고정값일거라 순진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여성이 겪는 고통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성의 고통이 작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여성이 겪는 것에 비해 불편한 남성은 비교적 소수일 수 있다. 그렇다해도 여성만 불편한 것은 아니라는 증거로는 충분하다.  어느 그룹이 더 불편하냐의 힘겨루기로 다퉈져선 안 된다. 모든 사람에겐 온전히 누려 마땅한 권리가 있고, 그걸 박탈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단 한 명의 여성도, 단 한 명의 남성도, 그 어떤 성별도,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불합리함으로 인해 권리를 침해당해선 안 된다. 


아래는 미국 페미니스트 사이에서 널리 퍼졌다던 낸시 스미스의 시다. 은희경작가의 책을 읽다 만났는데, 크게 공감했다. 페미니즘은 모두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다. 혹여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불편하다면 페미니즘이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좋다. 어떤 이름이라도, 이름이 없더라도 좋으니 누구의 권리도 침해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서 함께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 



For Every Woman
By Nancy R. Smith
, copyright 1973


강한데도 약한 척해야하는 게 지겨운 소녀가 하나 있는곳마다


상처받기 쉽지만 강하게 보여야만 하는게 피곤한 한 소년이 있다.    


모든걸 다 알거라는 기대가 부담스럽기만 한 소년이 있는곳에


자신의 총명함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지쳐버린 소녀가있다.


지나치게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말에 넌더리를 내는 한 소녀가 있다면


섬세한 부드러움과 흐느낌을 숨겨야 하는 소년이 하나있다는 뜻이다.


오직 경쟁을 통해서 남자다움을 증명해야하는 소년이 있는 곳마다


경쟁에 나설 때마다 여성스럽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받는 소녀가있다.


장난감 오븐을 내던져버리는 소녀 한 명이 있는 곳에는


그걸 갖고싶어하는 소년 하나가 있는것이다.


자신의 욕망이 광고매체의 성적 이미지에 끌려가지 않도록 저항하는 소년이 있는곳마다 


광고 산업으로부터 여성적 자존감을 공격당하는 소녀가있다.


한 소녀가 자신의 해방을 향해서 한 발짝 나아갈 때마다


한 소년은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을 조금이라도 쉽게 찾게된다.



(이하 원문)

For every girl who is tired of acting weak when she is strong,


there is a boy tired of appearing strong when he feels vulnerable.


For erery boy who is burdened with the onstant expectation of knowing


everything, there is a girl tired of people not trusting her intelligence.


For every girl who is tired of being called over-sensitive,


there is a boy who fears to be gentle, to weep.


For every boy for whom competition is the only way to prove his


masculinity, there is a girl who is called unfeminine when she competes.


For every girl who throws out her E-Z-Bake oven,


there is a boy who wishes to find one.


For every boy struggling not to let advertising dictate his desires,


there is a girl facing the ad industry's attacks on her self-esteem.


For rvery girl who takes a step toward he liberation,


there is a boy who finds the way to freedom a little eas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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