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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되면, 나를 사랑해 줘"

영화 『우리가 끝이야』『It Ends with Us』이야기

by KEN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되면, 나를 사랑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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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슴을 저리게 만든 대사 중에 하나였달까...


영화 『우리가 끝이야』 얘기.

스트리밍 플랫폼은 영화에 대해 이렇게만 정보를 전해.


"한 플로리스트가 매력적인 외과의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녀의 과거와 현재가 점점 충돌하기 시작한다. 콜린 후버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블레이크 라이즐리가 출연한다."


그 정도가 정보의 끝.


우선은 여주인공 있지. 블레이크 라이즐리라는 배우.

이 배우가 주연이라고 한 것에 특히 관심이 갔어.

생각보다 이 배우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거든.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에서였지.

이 영화는 정말 인상적이었어. 내게는 말 그대로 '강렬했지'.

2015년 개봉 이후 아마 서너 번은 봤을 거야 이 영화를.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 (2015년 개봉)
<리 톨랜드 크리거> 감독, 주연 <블레이크 라이블리>, <미치엘 휘즈먼>, <해리슨 포드>

대략의 줄거리
아델라인은 1908년에 태어나 1929년에 결혼하여 딸을 낳았으나, 남편이 사망하고 얼마 후 차 사고로 강에 빠졌으나 번개를 맞고 소생하지. 그 사건 후 아델라인은 더 이상 늙지 않게 된 것...

그녀는 29세의 외모를 유지하며 10년마다 신분과 거주지를 바꾸며 도피 생활을 지속하게 되지. 신분이 들통나지 않게 하려는 거야. 그러던 2015년, 아델라인은 자선가인 엘리스(미치엘 휘즈먼 역)와 사랑에 빠지지만, 인사차 들렸던 그의 아버지 집에서 엘리스의 아버지(해리슨 포드 역)가 과거의 연인이었던 거지. 놀라운 플롯 아니겠어? 아무튼 그 사건으로 아델라인은 복잡한 감정을 경험하지.

결국 아델라인은 자신의 비밀을 고백하고 엘리스와 함께 늙어가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는 아름다운 이야기야.

불멸의 삶을 살 수 있었던 아델라인이지만, 그 불멸의 운명보다는 사랑을 택하고, 늙고 죽어가는 평범한 삶의 길을 택하는 아델라인의 이야기. 그 "평범함의 기적"으로 결말짓는 이야기가 어쩌면 내 맘을 끌었던 듯도 싶어.


다시 영화 『우리가 끝이야』로 돌아가보자.

원작이 있다는 것, 그 또한 극의 짜임새를 보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

콜린 후버의 소설이라는 것이 정보인데....

그래서 찾아봤어. 소설에 대한 것. 이야기가 있더라구.


소설과 영화를 연계해서 보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사용된 음악 또한 함께 감상하는 것.

내가 늘 하는 방식이지.

그 의식의 흐름대로 쫓아가는 감상법...

전형적인 내 방식이야.

함께 가보자...!...


소설 『우리가 끝이야』(It Ends with Us) _ 소설 그리고 영화 이야기

『우리가 끝이야』는 콜린 후버의 2016년 소설로, "가정 폭력"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뤄.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나와 사랑하는 이, 또 어쩌면 이어질지도 모를 딸과 그의 또 다른 사랑과의 관계로 이어질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렸지.


아주 단순한 로맨스 소설의 스토리라인에 묵직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얹고 있어서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거야.


원작 소설을 간단히 정리해 보자.

소설은 1인칭 시점(릴리 블룸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현재 이야기와 과거 일기 형식이 교차 서술되는데, 몇 개의 주제로 분류되고 이어져.

릴리 블룸의 새로운 시작
주인공 릴리 블룸(Lily Bloom, '꽃이 피어나다'라는 뜻, 고난 중에도 성장하는 삶에 대한 복선이기도 함)은 메인주의 작은 마을 플레서러에서 성장, 엄마가 아버지로부터 가정 폭력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지.
매우 이상한(?)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후 보스턴에서 꽃집을 여는 꿈을 이루어 가며 삶을 살아가.
어느 날, 옥상에서 신경외과 의사 라일 킨케이드와 우연히 만나지.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지만, 라일은 “원나잇만 가능하다”는 라일.
그의 솔직함에 끌리는 릴리,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관계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거기선 헤어져.

과거의 첫사랑, 아틀라스
이야기는 릴리의 과거 일기 형식으로 진행되며, 첫사랑 아틀라스 코리건과의 이야기가 전개 되지. 고등학생 시절의 이야기로. 아틀라스는 가정 폭력과 학대를 피해 도망친 청소년이었어,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버려진 집에서 노숙자처럼 지내지.
그를 몰래 도와주며 식사를 챙겨주는 릴리. 둘은 서로에게 깊은 애정을 갖게 되지만, 아틀라스는 결국 릴리를 떠나 군에 입대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거기서 끝이 나.

릴리 - 라일과의 사랑, 그리고 폭력
오랜 시간 후, 릴리는 다시 라일과 재회하고, 진지한 관계로 발전해.
라일은 성공한 신경외과 의사로 지적이고 매력적이며 다정한 남자처럼 보였고, 릴리는 과거와 달리, 자신이 행복하고 안전한 관계를 찾았다고 믿게 되면서 시작된 관계야.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지 두 사람은.
하지만 어느 날, 라일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릴리를 밀쳐 부상을 입혀.
그는 “실수였다”고 사과하며 용서를 구하는데, 릴리는 그를 받아들이지. 불행의 시작이야.
시간이 지나면서, 라일의 폭력적 행동이 반복되게 된다는 것.
릴리는 점점 혼란스러워하면서, 엄마가 아빠의 폭력을 참고 견뎌야 했던 이유를 이해하게 돼.

첫사랑과의 재회, 그리고 선택
아틀라스는 성공한 레스토랑 오너가 되어 보스턴에서 자신의 삶을 꾸리고 있어.
그는 자신의 식당에 방문한 릴리 일행과 릴리 얼굴의 멍을 보고 라일의 폭력을 겪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지. 그러면서 릴리를 보호하려 들지. 물론 그의 그런 행동이 라일의 폭력을 더 자극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도 하지만... 아무튼, 라일의 폭력은 점점 심해졌고 그 와중에 릴리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지.
아이가 생기자 릴리는 어머니와 같은 (폭력에 시달리는) 길을 걷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게 돼.
출산 후, 릴리는 라일과의 이혼을 결심하며, '딸에게 가정 폭력의 악순환을 물려주지 않기로' 결정해.

“It Ends with Us” – 우리에서 끝내야 해
마지막 장면에서, 릴리는 아기와 함께 라일에게 작별을 고하고, 가정 폭력의 악순환을 끝내기로 하지.
그녀는 라일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만, 더 이상 우리 사이에서 폭력이 반복되도록 할 수는 없다”라는 뜻을 전하고 해어지지.
끝 장면에서 릴리는 아틀라스와 다시 만나게 되지만, 이번에는 서두르지 않기로 해.
그러면서 묻지.... "혹시 만나는 사람 있어?" 라고.


영화는 원작소설의 스토리를 거의 따라가. 영화적 장치가 더 가미되기는 하지만...

가령...

라일과의 관계에 대한 서술이 조금 더 깊어지고, 릴리와 아틀라스의 관계에 대한 장면을 몇몇 더 추가해서 극적인 것으로 연출하는 거지. 그리고 소설보다는 라일의 폭력적 변화를 더 뚜렷하고 하려고 했던 거 같아 연출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겠지.


영화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듯해.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않는다”라고.


가정 폭력을 겪는 사람들이 그 상황에서 왜 쉽게 떠나기 어려운지를 그리려고 했었던 듯 해. 생각보다는 그리 성공적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관계와 사랑과 기타 등등 상황이 복잡하다는 얘기를 하려 하는 것도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릴리'를 통해 "어머니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용기를 내어 이별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적극적 해결' 즉 명확한 분리를 해야만 한다는 것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느껴서 다행이야.


말 그대로 자신의 존재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폭력적 상황을 벗어나) 독립적인 선택을 하는 것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있는 것일 거야.




영화는 장면 장면에서 다양한 음악이 사용되지.


ECF0C7ED-2CA8-47D6-827F-77663ACCF3AB_1_102_a.jpeg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한 마디로 하지 못하고 보스턴으로 돌아올 때, 어두운 도심의 불빛이 아웃포커싱되고 운전하는 릴리의 복잡한 얼굴이 줌인되어 그려질 때, 이 곡이 흘러.

<Strangers> _ Ethel Cain



2362D3AF-5C87-4AEB-B957-86FDBA1C3679_1_102_a.jpeg 릴리-라일이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싯점에.... 흐르는 이 곡의 가사는 참 의미심장해.

<Nothing's Gonna Hurt You Baby> _ Cigarettes After Sex



3553850E-8183-47EA-B08B-CDC9B841DB9F_1_102_a.jpeg 보스턴 식당에서 다시 만난 릴리와 아틀라스. 그 후 릴리의 회상씬에서 아틀라스와의 사랑을 나누던 장면에서 밝은 분위기의 이 음악이 흐르지.

<Skinny Love> _ Birdy




76F96510-D214-4E3D-8FD3-F6E94F57F009_1_102_a.jpeg 영화의 장면 중에 가장 평범하고 평온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행복한 릴리와 라일의 모습이 그려지는 장면에서는 이런 곡이 BGM으로 사용되었어...

<Cherry> _ Lana Del Rey

그런데.... 그거 알아?

평온은... 언제나 파국의 전조였다는 걸.


릴리가 두 번째의 폭행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고, 서로 별거에 들어가.

그리고는 예의 저 가슴 아픈 대사를 아틀라스가 하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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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다시 평상심을 찾은 릴리의 일상이 이어지는데...

딸을 임신한 릴리의 평온한 일상이 전개될 때, 이 노래가 흘러... 그 유명한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가...

<My Tears Ricochet> _ Taylor Swift



결국, 출산한 딸을 안고 릴리는 서로에게 다짐을 하지... 그 폭력을 자기 선에서 단절시키겠다는 결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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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옆에 있어", "엄마가 지켜 줄께", "여기서 그만 멈춰야 해", "우리가 끝이야"(It Ends with Us)...


그리곤...

마을의 직거래 장터에서 '다시' 아틀라스를 만나...


0789D301-2233-4225-86BE-499E168EFCFE_1_102_a.jpeg 그리곤 아틀라스에게 릴리가 묻지... "만나는 사람 있어?" ... 행복한 결말이지...^^



영화의 타이틀 곡은

Lewis Capaldi의 <Love The Hell Out Of You>야... 나름 멋진 영화였어 나에게는...

https://youtu.be/qs2w_0JK4zA?si=F_HXAPniVXnbUU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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