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잠언(22:17-29) 지혜 있는 자의 말씀

by KEN

주석가 ㅣ 로널드 클레멘츠 Ronald E. Clements, 구약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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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 전체 구조 및 목차 (노랑 바탕: 금일 학습 내용)



V. 지혜로운 자의 추가 격언(22:17-24:34)


서론


22:17 이하의 단락은 이전의 잠언들(10:1–22:16)과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확연히 구별됩니다. 앞선 구절들은 간결한 두 행 대구 형식의 금언으로 이루어졌으나, 여기서는 지혜 교사가 독립적인 명령문 형태로 논설적인 훈계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단락의 독특성은 고대 이집트 문헌인 『아메네모페의 가르침』(The Teaching of Amenemope)(주1)과 비교될 수 있습니다.


『아메네모페의 가르침』과의 관련성


『아메네모페의 가르침』은 이집트의 고위 관리였던 아메네모페가 남긴 삶과 인간 행동에 대한 조언을 담은 문헌입니다. 이 작품의 연대는 명확하지 않으나, 리히타임(Lichtheim)은 주전 2 천년기 람세스 시대의 산물로 보고 있습니다.


잠언 22:20의 “서른 가지 교훈”이라는 표현은 아메네모페 문헌의 30개 단락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명확하게 논증되지는 않았습니다.

20 내가 너에게, 건전한 충고가 담긴 서른 가지 교훈을 써 주지 않았느냐?

양 문헌 간에 유사점도 존재하지만, 본문상의 난점과 차이점 또한 뚜렷합니다. 결국 두 문헌은 공통된 교육 전승의 발전 양상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으며, 히브리어 본문은 이집트 문헌을 자유롭게 번역하거나 각색한 것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혜 교사와 수신자의 사회적 배경


잠언의 이 단락에서 지혜 교사는 상류층에 속한 공식 행정 관리로 보입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청중 역시 비슷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일 가능성을 전제로 합니다.

23:1–2의 연회에 대한 조언은 고위 관료의 예절을 전제로 하며, 이는 아메네모페 문헌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립니다. 예법을 지키는 일은 단순한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또는 외교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1 네가 높은 사람과 함께 앉아 음식을 먹게 되거든, 너의 앞에 누가 앉았는지를 잘 살펴라.
2 식욕이 마구 동하거든, 목에 칼을 대고서라도 억제하여라.

23:3의 “속이는(꾀려는) 음식”이라는 표현은 주인의 환대가 형식적이거나 불성실했음을 풍자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3 그가 차린 맛난 음식에 욕심을 내지 말아라. 그것은 너를 꾀려는 음식이다.



V-1. 지혜 있는 자의 말씀(22:17-29)


22:17–29: 지혜 있는 자의 말씀


22:17–21의 도입부는 기존의 지혜 가르침을 추천하는 문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사학적 장치가 두드러집니다.

17 죄인들을 보고 마음속으로 부러워하지 말고, 늘 주님을 경외하여라.
18 그러면, 너의 미래가 밝아지고, 너의 소망도 끊어지지 않는다.
19 내 아이들아, 너는 잘 듣고 지혜를 얻어서, 너의 마음을 바르게 이끌어라.
20 너는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나 고기를 탐하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말아라.
21 늘 술에 취해 있으면서 먹기만을 탐하는 사람은 재산을 탕진하게 되고, 늘 잠에 빠져 있는 사람은 누더기를 걸치게 된다.

22:20의 “서른 가지 교훈”은 문서 전승의 존재를 암시하지만, 원문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며 ‘격언’이라는 단어 자체는 본문에 직접 등장하지 않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은 윤리적 명령을 포함합니다:


- 가난한 자를 압제하지 말 것 (22–23절)

22 너를 낳아 준 아버지에게 순종하고 늙은 어머니를 업신여기지 말아라.
23 진리를 사들이되 팔지는 말아라. 지혜와 훈계와 명철도 그렇게 하여라.

- 성마른 자와 교제하지 말 것 (24–25절)

24 의인의 아버지는 크게 기뻐할 것이며, 지혜로운 자식을 둔 아버지는 크게 즐거워할 것이다.
25 너의 어버이를 즐겁게 하여라. 특히 너를 낳은 어머니를 기쁘게 하여라.

- 남을 위해 보증 서지 말 것 (26–27절)

28절의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라”는 법률적 맥락뿐 아니라, 전통과 관습에 대한 폭넓은 존중을 요구하는 훈계로 이해됩니다.

28 강도처럼 남자를 노리고 있다가, 숱한 남자를 변절자로 만든다.

22:29은 기술과 직업을 통해 존경받는 지위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드러내며, 다소 수사적 과장법이 포함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29 재난을 당할 사람이 누구며, 근심하게 될 사람이 누구냐? 다투게 될 사람이 누구며, 탄식할 사람이 누구냐? 까닭도 모를 상처를 입을 사람이 누구며, 눈이 충혈될 사람이 누구냐?

이와 유사한 이집트 문헌에서는 서기관이 되는 것을 승진의 전형으로 다루고 있으나, 본문은 더 다양한 직업군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삶의 다짐

나는 하루하루를 지혜롭게 살기를 다짐합니다. 오만한 말보다 조용한 진실을 따르며, 약한 이의 권리를 외면하지 않고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정직하게 걸어가겠습니다.
눈앞의 이익보다 오래된 가치를 존중하며, 작은 일에도 신중함과 성실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그리하여 나의 길이 사람 앞에서도, 하나님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주1) 『아메네모페의 가르침』(The Teaching of Amenemope)

『아메네모페의 가르침』(Instruction of Amenemope, 아멘엠오페의 교훈)은 고대 이집트의 대표적인 지혜문학 작품으로, 대략 기원전 1300~1075년경(이집트 제20왕조, 라메세스 시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저자는 서기관 아멘엠오페(아메네모페)로, 자신의 아들(혹은 후대의 젊은이)에게 남기는 30장 분량의 인생 지침서입니다.

- 장르 및 목적: 이 작품은 이집트의 전통적인 ‘훈계문’(sebayt) 장르에 속하며,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법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주로 내면의 평정, 인내, 겸손, 정직, 자기 절제, 타인에 대한 배려와 같은 덕목을 강조합니다. 특히 “격정가(激情家)”가 아닌 “평정(平靜)한 사람”을 최고의 이상상으로 제시합니다.

[주요 주제]
- 정직, 고결, 자제, 인애(仁愛)
- 약자와 노인, 가난한 자를 보호하고 존중할 것
- 권력 남용, 사기, 거짓, 탐욕, 시기, 편애, 폭력, 불필요한 논쟁 등을 경계할 것
- 침묵과 평정의 미덕(“침묵하는 사람” vs. “격렬한 사람”)
- 운명과 신의 뜻에 대한 겸허한 수용, 과도한 욕망의 위험성

[문학적 특징]
- 각 장은 구체적인 삶의 상황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혜와 도덕적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 자연의 비유와 상징, 운문적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성급한 사람은 실내에 심은 나무와 같아 곧 뿌리가 뽑히지만, 평정한 사람은 햇볕 아래 자라는 나무처럼 번성한다”는 식입니다.

고대 근동 지혜문학의 정수
『아메네모페의 가르침』은 고대 근동(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이스라엘 등)에서 공통적으로 발전한 지혜문학의 대표작입니다. 이집트의, 등과 함께, 인간의 도덕적 삶과 사회적 조화, 신(神)과의 관계를 성찰합니다.

성경 잠언과의 관계
이 작품은 특히 구약성서 22장 17절~24장 22절과 구조와 내용에서 매우 유사한 점이 많아, 두 문헌의 상호 영향관계가 학계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가난한 자를 속이지 말라”, “분쟁을 피하라”, “하나님(신)의 뜻에 맡겨라” 등은 잠언의 구절과 직접적으로 대응됩니다.

『아메네모페의 가르침』은 고대 이집트의 도덕과 인생철학을 집대성한 지혜문학의 걸작으로, 오늘날에도 보편적 가치와 교훈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내면 수양과 사회적 책임, 신에 대한 경외심을 강조하며, 고대 근동 문학과 성경 지혜문학의 연결고리로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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