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Prelude to Passion [열정의 서곡]
재즈와는 다른 장르입니다만, "평택 실내악축제"(PCMF) 기간동안 즉 2주간에 걸쳐 4회(6/13, 6/14, 6/20, 6/21)는 클래식 축제 현황을 정리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큰 기대 없이, 오랜만에 집 근처 문예회관에서 열린 연주회에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깜짝 놀랄 만큼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110분 동안 총 6곡이 연주되는 내내,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저도 모르게 연주의 흐름에 온전히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제가 직접 전곡을 연주한 것처럼,
몸과 마음이 연주와 하나 되어 깊이 몰입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감동을 잠시 정리해보려 합니다.
2025년 6월 13일, 평택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한 ‘2025 평택 실내악 축제(PCMF)’는 평택시 최초의 대규모 실내악 프로젝트로,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 40명이 한자리에 모여 4일간 펼쳐지는 음악 축제입니다.
피아니스트 강자연 숙명여대 교수의 음악 해설로 시작된 Day 1은 ‘열정의 서곡(Prelude to Passion)’이라는 주제로, 축제의 서막을 올렸습니다.
[2025 평택 실내악 축제 Day 1 공연 유튜브 실황중계 장면]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음악감독인 김현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예술적 비전이 돋보이는 이번 축제는 “지역과 시대를 아우르는 레퍼토리”라는 명확한 철학 아래 기획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Day 1의 부제인 “열정의 서곡”은 단순히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유럽 낭만주의와 인상주의 음악의 정수를 통해 관객에게 클래식 음악의 깊이 있는 감정적 체험을 선사하고자 한 감독의 의도를 반영한 기획으로 풀이됩니다.
(김현미 감독이 KBS 음악실에서 평택실내악축제를 소개하는 방송 실황 _ 250604)
라벨의 ‘서주와 알레그로(Introduction et Allegro)’는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하프와 목관악기, 현악기가 어우러진 7인조 편성의 화려한 구성으로 무대에 올려졌습니다. 현악 4중주에 하프, 플루트, 클라리넷이 더해진 이와 같은 7중주 형태로 이 작품을 접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공연 내내 무척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드보르작의 작품은 체코 민족주의 음악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이날 프로그램에는 로시니, 체르니, 생상스의 곡들도 포함되어 있어, “유럽 낭만주의와 인상주의를 아우르는” 다채롭고 풍성한 무대였습니다.
연주된 곡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DAY1-Program Note <2025년 평택 실내악 축제> , 곡해설 영상(강자연 교수)
자세한 공연 실황은 당시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전국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공유된 것으로 보입니다.
공연 실황은 여기에서 확인하고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025년 평택 실내악 축제" ⟪Day 1⟫ "열정의 서곡" 라이브 영상
참여한 연주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연주자들이 함께했습니다. 말 그대로 세계적인 수준의 연주진이었습니다.
평택에서 열리는 공연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다소 캐주얼한 복장으로 참석했던 것을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후회하게 되었죠. 이처럼 훌륭한 연주진 앞에서는 좀 더 정중한 태도가 마땅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필만 간단히 살펴보아도, 이번 축제에 참여한 40명의 연주자들이 명실상부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최정상급 인사들로 구성되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축제 첫날 참여한 연주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바이올린 부문
- 김현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음악감독)
- 이지혜(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임창호(서울대학교 교수)
비올라 부문
- 최은식(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학장)
- 서수민(추계예술대학교 교수)
첼로 부문
- 이강호(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
- 홍채원(프렌즈오브뮤직 프로그램 디렉터)
기타 악기
- 이예린(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플루트)
- 채재일(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클라리넷)
- 한승희(Arts on Harp 대표, 하프)
- 오윤주(성신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학장, 피아노)
한국 클래식 연주계를 이끄는 저명한 교수진과 해외 유학파, 그리고 주목받는 젊은 스타 연주자들이 세대와 분야를 초월해 한 무대에 오르는 이번 2025 평택 실내악 축제는, 단순한 음악 행사를 넘어 한국 클래식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 같습니다. 연주자들의 뛰어난 기량은 두말할 나위 없으며, 이들이 한 무대에서 함께하는 모습은 평택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귀한 기회라 할 수 있겠습니다.
Day 1, “열정의 서곡”은 그야말로 완벽한 시작을 알리며 축제의 문을 열었습니다. 내일 이어질 공연과 다음 주 금요일과 토요일까지 총 4일간 펼쳐질 음악 여정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이처럼 깊이 있는 음악 감상의 장을 마련해준 평택시에 깊이 감사드리며, 예술적 열정으로 무대를 빛내준 모든 연주자분들께 진심 어린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축제는 평택을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로 부상시키는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오는 9월 새롭게 문을 여는 평택 예술의전당이 개원하게 되면, 앞으로는 더욱 수준 높은 공연을 최적의 환경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같은 행사가 매년 정례화된다면, 내년에는 그 새로운 공연장에서 다시 한 번 이 축제를 만날 수 있겠지요.
아무튼 첫날의 감동과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지금, 벌써부터 남은 일정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릅니다.
[참고] 평택 "평화예술의전당" 오픈 일정
평택 평화예술의전당은 평택시 고덕국제화지구 내 중앙공원에 건립 중인 대규모 문화예술 복합시설입니다.
2025년 9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개관식 및 첫 공연 일정은 아직 공지되지 않았습니다.
위치: 고덕국제화지구 중앙공원 내
규모: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약 2만 5천㎡
주요 시설: 1,315석 대공연장, 323석 소공연장, 전시실, 카페테리아 등
총 사업비: 1,156억 원(국비 750억 원 포함)
완공 목표: 2025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