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시절, 저에게는 늘 궁금했던 세계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이었죠. 낯설고 조용한 그 세계에서 저는 ‘DAKS’라는 아이디를 가진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엔 단순한 닉네임쯤으로 여겼지만, 그분의 말투와 태도,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따뜻한 방식에 감동을 받은 저는 어느 순간부터 'DAKS'라는 이름에 무언가 고귀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어떤 뜻이었는지는 지금도 모르지만, 그분은 어린 저에게 큰 울림을 남겼습니다.
공부엔 별 흥미가 없었지만, 컴퓨터만큼은 유독 끌렸던 저를 향해 그분은 자주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넌 컴퓨터를 정말 잘할 수 있을 거야.”
그 말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제 안의 무언가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아직 자존감이 흔들리던 그 시절에 들은 그 한 마디는 제 마음에 뜨겁게 불을 지폈습니다.
그 불씨는 어느새 움직임이 되었고,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무렵 저는 온라인 동호회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자료를 정리해 올리고,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홍보 글을 쓰며 커뮤니티를 키워나갔죠. 어느새 600명이 넘는 회원이 저희 공간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서태지와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말에 팬 홈페이지를 만들어주었는데, 그 사이트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며 하루 2,000명이 넘는 방문자를 끌어모았습니다. 그 경험은 제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한 성취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그 무렵부터 컴퓨터는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저의 세상이 되어갔습니다. 혼자 책을 찾아 읽고, 영어로 된 알고리즘 원서에도 도전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며 각종 대회에 참가했고, 상도 여러 번 받았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후에는 학교 홈페이지와 서버를 직접 만들고 관리하며, 운영까지 도맡게 되었죠.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저는 늘 마음속으로 되뇌고 있었습니다.
‘계속 이렇게 해나갈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되었을 때, 세상에 없을 것 같은 희열을 느꼈습니다.
“공부는 못하지만, 컴퓨터는 잘할 수 있다.”
누구 하나 직접 가르쳐주지 않았고, 물어볼 사람조차 없었던 시골 마을에서, 한 사람의 믿음 어린 말이 저를 끝없이 밀어올렸습니다. 당시 제가 살던 곳은 '맨발의 기봉이'가 살던 그 배경처럼, 도시와는 거리가 먼 작은 시골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컴퓨터 앞에서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고, 그 상상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저는 밥 프록터의 『생각의 시크릿』을 다시 꺼내 읽었습니다.
“자신의 목표를 진심으로 믿지 않는다면, 몇 인칭으로 말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마음속 이미지가 진짜라고 믿는 순간, 뇌는 그것에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책 속의 문장은 이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손을 20도 회전한다고 상상하면, 뇌의 행동 센터는 실제로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반응하죠. 하지만 손을 270도로 돌리라고 하면, 뇌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뇌는 가능하다고 믿지 않으면, 애써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제 저는 다시 글을 쓰며, 인생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된다고 믿든, 안 된다고 믿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길을 향해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나 자신’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슴속에 그린 상상은, 진심으로 믿는 순간 현실이 됩니다. 자꾸 뒤를 돌아보며 나를 의심하지 마세요. 인생은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가, 여러분의 인생입니다.
‘내가 원하는 그것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믿어보세요.
그 순간부터, 여러분의 삶은 원하는 방향으로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움직이기 시작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