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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6개월 만에 퇴사를 고민했던 신입사원의 생존기

by 친절한기훈씨

대학교를 졸업하고, 안정적인 회사에 공채로 입사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들어온 동기만 30명 이었습니다.

그중 5명이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죠.


처음엔 생산관리팀 소속이었지만, 입사하고 몇 달 뒤 갑작스럽게 품질보증팀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그쪽 팀장님이 저를 마음에 들어 하셨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동기들은 하루하루 무던히 적응해갔습니다.

적당히 일하고, 칼퇴하고, 저녁엔 취미생활을 즐기는 삶이었어요.

그런데 제 하루는 늘 뒤죽박죽이었습니다.


평일엔 자정이 넘도록 책상 앞에 앉아 있었고, 주말엔 몰래 사무실에 나와 일을 처리했습니다.

몰래 라는 말이 씁쓸했지만 그게 현실이었죠.


팀장님은 자주 제 자존심을 건드렸습니다.

“너 대학교도 나왔는데 이것도 못 해?”

“라떼는 말이야, 이 정도는 기본이었다.”


입사 6개월 차 신입사원이 문서당 10~200페이지가 넘는 사내 문서 1,400개를 검토하고 수정한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고된 일이었습니다.


“그거 그냥 이렇게 하면 되는데, 뭘 그렇게 어렵게 하냐?”

무력감과 자책 속에서,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만 이상한 건가? 나만 못하는 건가?


그때, 우연히 만난 대학교 선배가 제 삶에 작은 빛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는 정답을 주진 않았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비난이 아닌 공감으로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야, 잘하고 있어. 단지 지금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거야."


그 한마디가 참 오래 남았습니다.

내가 지금 힘든 이유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더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다는 증거라는 걸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죠.

그로부터 1년.

서류, 인증, 클레임, 반복되는 보고서…

이제는 다 그저 그런 일들이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일이 힘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마음의 무게는 조금 덜해졌습니다.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은 거죠.

그 순간이 지나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가벼워집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지금 힘들다면,

그건 분명 성장의 징후입니다.


포기하고 싶은 그 순간, 딱 한 걸음만 더 내딛어 보세요.

앞이 잘 안 보인다고 멈춘다면, 그 길은 거기서 끝나버릴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때로 흘러가는 대로 두면, 커다란 폭포수를 만나 허우적거리다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 손을 놓지 않는 것.

그게 버틴다는 말의 진짜 의미 아닐까요?

지금은 숨을 고르며, 한 걸음씩 나아갈 시간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단순하게 눈앞의 일 하나만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시간이라는 상숫값은 결국 우리를 성장의 길로 이끌어 줍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모든 시간을 웃으며 돌아볼 날이 올 것입니다.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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