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아파트!”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APT>라는 노래가 자꾸 머릿속을 맴돕니다. 아이와 함께 학원과 학교를 오가다 보면 자주 들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가게 안에서는 로제나 아이브의 노래가 자주 흘러나옵니다. 아이는 그 음악에 맞춰 익숙하게 춤을 춥니다. 방송 댄스에서 배웠다는 <REBEL HEART>의 안무까지 따라 하는 걸 보면, 초등학교 1학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아이는 어김없이 중국 간식 코너로 달려갑니다.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마라, 향라 맛 간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곤약이나 버섯, 두부에 매콤한 향을 입힌 것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500원짜리 설곤약 향라맛입니다. “아빠도 한번 먹어봐요.” 아이가 내민 설곤약을 받아 한입 베어뭅니다. 새우 맛 같기도 하고, 진미채 같기도 합니다.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입니다. 둘이 간식을 나눠 먹고 있는데, 다른 아이들도 손에 설곤약을 들고 웃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목말라요~ 피크닉 사줘요!” 어릴 적 저도 즐겨 마셨던 바로 그 음료입니다. 피크닉은 세대와 시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작은 행복 같습니다. 1,000원으로 배도 마음도 채운 아이는 “내일은 저번에 비싸서 못 먹은 두바이 초콜릿 먹고 싶어요”라고 말합니다. 다음 날, 저희는 무인카페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사 먹었습니다. 피스타치오와 초콜릿의 조합이 입안에서 녹아내립니다. 씹을 때마다 아삭거리는 식감이 이국적인 감성을 자아냅니다. 왜 아이들이 열광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요즘은 두바이 초콜릿부터 아이스크림, 오예스, 홈런볼까지 두바이 맛을 입힌 간식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하루에 하나씩 새로운 맛을 고르며 작은 신비로움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단지 맛있는 과자를 먹는 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함께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웃다 보니 어느새 조금 멀어졌던 마음이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그 조용한 공간이 저희 부녀 사이의 작은 연결고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순간, 육아휴직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