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착한 사람’으로 살아왔다.
주어진 규칙 안에서,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며 조심스레 맞춰가는 삶이었다.
그러다 보니 타인의 말 한마디, 시선 하나에도 쉽게 움츠러들었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내 안에는 설명할 수 없는 피해의식 같은 것이 자라났다.
돌이켜보면 그 시작은 30년 전,
나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친구 한 사람 때문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늘 주변을 의식하며 살았고,
그 신경 쓰이는 시선은 내 발목을 붙잡고 마음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무언가를 해보려 할 때마다
나는 스스로를 옥죄고, 주저했고,
그 눈길과 말들이 여전히 나를 구속하고 있었다.
그렇게 멈춰 있던 내 삶에
작은 변화가 찾아온 건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어느 날, 나는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나를 억누르던 삶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었다.
처음엔 아주 사소한 일이었다.
혼자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하고 싶은 말을 노트에 적어보는 일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작은 나’를 따라가는 연습이
생각보다 큰 자유를 느끼게 해주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선택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조금씩 알게 되었다.
진짜 나를 막고 있던 건,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는 걸.
그 눈치와 시선, 그 말 한마디들이
더 이상 나를 규정할 수 없다는 것도.
이제는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보다는
‘나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더 많이 꺼내 보게 된다.
그건 어쩌면
착함보다 훨씬 더 용기 있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