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톺아보기 첫 번째
다짜고짜 질문!
중국과 일본, 조선 중 가장 전기가 먼저 설치된 나라는 어디일까요?
서양의 문물이 중국을 통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중국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일본이 메이지유신을 통해 근대화를 이루었으므로 가장 먼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답은 조선입니다. 미국에 다녀온 민영익이나 유길준이 전기와 전구 이야기를 들려주자 고종 임금이 크게 흥미를 보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전등 회사에 편지를 보내 발전소와 전등을 궁궐에 설치하도록 의뢰합니다.
그 회사가 '에디슨 전등 회사'이며, 편지를 받은 사람은 에디슨입니다.
맞습니다. 발명왕이라고 불리며, 어릴 때 달걀을 품고 잠을 잤던 그 에디슨.
에디슨과 고종 임금이 동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라니, 뭔가 느낌이 이상하지요?
에디슨은 조선왕실의 편지를 받고, 크게 소리쳤다고 합니다.
"오! 동양의 신비한 왕궁에 내가 발명한 전등이 켜지게 된다니.. 꿈만 같구나"
사실 에디슨은 발명가이기도 하지만 사업가로서의 역량도 뛰어나서 전기시설 회사까지 차려서 전 세계에 수출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여하튼 에디슨은 1886년 발전 설비 기술자인 윌리엄 멕케이를 조선으로 보내 건천궁 앞 우물과 향원지 사이에 발전소 건물을 세우게 됩니다.
고종은 당시 전등을 설치하기 위해 많은 국가 예산을 들이게 됩니다. 서울에 설치된 시내 전차 또한 아시아 최초는 아니지만 도쿄에 설치된 것보다 3년이나 빠릅니다.
그렇게 무리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선이 앞선 문물을 빨리 받아들여서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요?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을 겪은 고종은 항상 불안해하였고, 궁궐을 환하게 밝힘으로써 그 두려움을 지우려고 했습니다. 또한, 전차 또한 명성왕후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능행을 편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왠지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이야기가 떠오르지요? 백성들에게 환영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많이 시행하였으나, 그 목적이 백성들을 잘 살게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신하들의 힘을 약화시키고 왕실의 힘을 강하게 하는 것이었던 흥선대원군의 정책. 그랬기 때문에 경복궁 중건과 같은 무리한 정책을 펼치게 되고 결국 백성들의 삶이 어렵게 되었던 것이지요.
여하튼 고종의 앞선 과학기술 도입은 중국과 일본을 앞섰으나, 그 목적으로 인해 조선을 더욱더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경복궁에서 건물 이름만 이야기하다가 오면 안 되겠지요?
6학년 아이들과 경복궁 현장체험을 매년 갔습니다.
주로 청와대와 경복궁을 함께 갔습니다. 두 곳이 가까이 있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을 가졌으면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복궁에서는 2시간 정도를 모둠별로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도록 활동지를 만들어 제공하였습니다.
경복궁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다양합니다.
조선초부터 일제강점기, 그리고 현재의 대한민국까지 다양한 역사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시작은 이렇게 구성해봤습니다.
세종대왕을 만나 미션을 시작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해결해야 하니 해치가 도와주는 형식으로 만듭니다.
경복궁에서 해결하는 미션 중 하나가 건청궁 앞 전기 발상지를 찾는 것입니다.
세종대왕이 내는 문제에 따라 그 장소를 찾고, 모둠원과 사진을 찍고, 정보도 찾아보는 것이지요.
해치가 계속 도와주고요.
6-7개 정도의 미션을 제공했는데, 여러 번에 걸쳐 해설과 함께 그 미션들을 글로 적어볼까 합니다.
참, 오늘 글의 마지막은 제가 미션지의 제일 끝에 적었던 글로 대신할까 합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였는지는 아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