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14 (14m 19d)
양갱이가 걷기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나니 제법 걸음걸이가 안정적이라 걸어서 밖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 이틀 동안은 기어서 현관을 나섰다. 현관의 3cm도 안 되는 작은 턱조차 큰 장애물이었나 보다. 매끈한 집바닥에서 걷다가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을 걷다 보면 곧잘 주저앉거나 넘어졌다. 다시 일어서기도 했지만 길바닥을 기어 다니기도 했다. 첫날은 대체로 지켜보기만 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보기 민망했다. 지금은 기어 다닐 것 같으면 손 잡고 걷는다.
산책코스는 3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 상가 떡볶이집에서 남편을 불러 어묵을 나눠 먹고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아주 간단한 코스다. 하지만 떡볶이집까지 가는 데 20분, 떡볶이집 앞 바람개비 가지고 노느라 20분, 집 앞 놀이터에서 모래놀이와 미끄럼틀로 20분이다. 한 시간은 휙하니 지나간다. 가는 길에 낙엽과 솔방울 던지며 놀고, 지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인사하고 이쁨 받고 하다 보면 또 30분이 지난다. 어느새 날이 싸늘해져 결국 안고 들어올 수밖에 없다.
오늘은 몇 번 넘어지지 않고 잘 걸었다. 발걸음도 훨씬 빨라졌다. 지나가는 분들에게도 더 적극적으로 인사했다. 예전엔 뒤통수에 대고 용기 내서 인사하더니 오늘은 저 멀리 오는 사람에게 미리 인사하거나, 인사드릴 사람 없나 뒤돌아보기도 했다. 아장아장 걷는 애기가 인사하니 안 이뻐할 수가 있겠는가. 한 마디씩 하며 지나가는데 유모차에 태워 다닐 때보다 훨씬 주목받고 있다.
어린이집에 12시 하원하고 2시간 남짓 낮잠 자고 일어나 2시 반이나 3시쯤 산책 다녀오면 어느덧 네다섯 시다. 하루가 휘리릭 지나간다. 한동안 자주 밖을 나가 걷기 연습도 하고 햇볕이 양껏 쬘 예정이다. 여름엔 더워서 나가지도 못하니 이렇게 동네 산책도 두어 달이면 끝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