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육아맘의 모닝 루틴

2025.8.31 (8m 9d)

by 슈앙


양갱이 태어난 지 8개월. 수월해지고 익숙해진 느낌이다. 아기 돌보면서 집안일하는 것도 크게 힘들지 않다. 단순하고 일정한 루틴이 자리 잡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양갱이 개월수에 따라 조금씩 변형이 필요하지만, 지금의 모닝 루틴에서 큰 변화는 없을 거 같다.


8개월 아기를 육아하는 엄마의 모닝 루틴을 기록한다.


5시 반~ 6시 - 기상


한여름에도 어둑한 아침이다. 아침형 인간인 나도 일어나기 참 힘든 시간대이다. 양갱이는 항상 나보다 일찍 일어나 혼자 놀고 있다. 옹알옹알 거리는 소리에 깬다. 양갱이 침대로 액체처럼 흘러내려가 ‘잘 잤어~’ 아침 인사를 한다. 꽉 안아주고 뽀뽀 세례를 퍼붓는다. 양갱이가 팔벌려 나를 반기고 부비부비하는 내 얼굴에 배시시 웃는다. 6시까지 침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양갱이와 미라클모닝을 실천한다.


6시 - 첫 수유


양갱이에게 ‘분유 가져올게~’라고 말하면서 침대에서 일어난다. 알아듣는지 찡찡대다가도 곧잘 기다린다. 요즘은 210ml 먹이는데 20~30ml 정도는 꼭 남긴다. 조금 남기는 걸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침 분유에 요로감염 예방하는 항생제를 섞여 먹이고 있다. 분유를 덜 먹으면 약도 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분유와 약을 섞은 적은 양의 분유부터 먹이고 그다음에 남은 분유를 먹인다. 먹고 소화하다 보면 아침 똥을 싼다. ‘똥~똥 쌌어~’라며 남편을 깨운다. 남편은 ‘그래~ 똥~‘ 라며 일어난다. 눈이 작아 제대로 떴는지도 안 보인다. 양갱이를 안아 화장실로 데려간다. 함께 엉덩이를 씻긴다. 내게 양갱이를 건네고 남편은 다시 침대로 빨려 들어간다.


6시 반 - 정자에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이야기


오후 날씨가 더워지면서 새벽에 정자에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천기저귀 한두 개와 장난감, 정자에 깔 큰 수건을 들고나간다. 정자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보면 늘 만나던 사람들이 지나간다. 홀로 산책하는 사람부터 노부부, 한 가족, 강아지 산책, 캣맘, 아침예배 등 다양하다. 양갱이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심지어 몸을 틀어서까지 지나가는 내내 지켜본다. 작은 아기가 뚫어져라 보니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발길을 돌려 우리 쪽으로 온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하며 지내다 보니, 지난 2달 동안 많은 분들과 양갱이 커가는 모습을 나누었다. 그분들도 아침에 나올 때마다 양갱이와 함께 시작할 아침을 기대하면서 나온단다. 그들끼리 ‘오늘도 정자에 애기 나왔어요?’ ‘아직 정자에 애기 있어요?‘ 라며 양갱이 status를 공유한다. 덕분에 양갱이는 낯가림 없는 아기가 되었다. 낯가림이 없으니 더 이뻐라 해주신다. 선순환이다. 덤으로 동네 개들 이름도 많이 알게 됐다. ‘댕댕이, 콩이, 코코, 링고, 블랙, 여름이, 보리… ’


8시 - 집에 들어가 아침 식사 준비


양갱이를 바닥에 내려놓고 아침식사 준비를 한다. 요즘 저속노화식단에 꽂혀 아주 야채투성이에 잡곡밥, 혹은 지중해식 식단으로 먹는다. 남편은 밤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저녁을 혼자 보내니 저녁 식사를 항상 거른다. 그래서 아침은 좀 제대로 먹으려고 한다. 그저께부터 양갱이는 기어 다니며 여기저기 탐색하는데 눈을 뗄 수가 없다. 남편 아이디어로 벽에 거꾸로 붙인 소파 안에 가두고 있었는데 이제 잡고 일어나니 이마저도 불안하다.

이제 어디든 갈 수 있다
혼자서도 여유있게 일어난다


8시 반 - 아침식사


남편을 깨운다. 잘래? 먹을래? 물으면 항상 먹는다며 일어난다. 옵션을 주지만, 실은 남편이 일어나길 바란다. 셋이서 식탁에 모여 아침을 먹으면 기분이 좋다. 양갱이는 소파에서 우리 먹는 모습을 지켜본다. 음식 중에 요거트나 밥, 계란프라이 같은 것을 쪼끄맣게 떼어 입에 넣어준다. 이유식보다 더 잘 받아먹는다.

오늘 아침식사에는 고양이 꼬리 반찬


9시 - 양갱이 아침잠


남편은 8시부터 묻는다. ’이제 양갱이 잘 시간 아니야?‘ 아직도 양갱이가 신생아인 줄 아나보다. 이제 하루에 2번만 잔다고요~ 양갱이가 자는 시간이 되면 우리는 각자의 시간을 가진다. 남편은 양갱이와 한숨 더 자거나 컴퓨터 하러 들어간다. 나는 아이패드와 텀블러 들고 밖을 나간다.


9시 ~ 11시 반

- 카페에서 글쓰기&유튜브 보기

&책 읽기&인스타 하기&멍 때리기

(양갱이 : 11시 이유식)

하루 중 가장 달콤한 시간이다. 나 혼자만의 시간이고 에너지 재충전 시간이다. 무조건 나간다.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브런치 글쓰기, 독서, 생활비 정산, 주식 투자 등 생산적인 일도 하지만, 유튜브나 인스타에서 타인의 육아를 비교하며 허투루 보내기도 한다. 뭘 하든 힐링되는 시간이다. 그 2~3시간 동안 남편은 아빠 육아한다. 10시 반쯤에 양갱이가 깨면 기저귀 갈고, 이유식 먹이고, 똥 싸면 똥 처리한다. 점심 식사 준비도 한다. 아빠와 단둘의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양갱이는 아빠를 무척 좋아한다.


11시 반 - 집에 들어가 양갱이와 놀기


오전 힐링 시간은 후딱이지만 배고프니 들어간다. 들어가 보면 양갱이는 막 이유식을 끝내고 남편과 놀고 있다. 이번엔 내가 양갱이를 챙기고 그동안 남편이 점심 식사를 준비한다. 남편의 점심 식사 메뉴는 무조건 고기다. 아침식사 메뉴와 정반대다.


12시 - 점심 식사


다시 우리 셋은 식탁에 모인다. 양갱이는 또 닫힌 소파에 갇혀 엄마아빠의 밥 먹는 모습을 구경한다. 나는 간식으로 양갱이에게 떡벙을 주거나 간이 안되어 있는 반찬이 있으면 조각내어 준다.

소파를 이용한 양갱이 플레이 그라운드



6개월 초반까지 밤잠 시간만 지키고, 자고 싶으면 재우고 배고프면 먹이는 방식이었다. 먹는 문제로 고민하다가 낮잠과 수유까지 규칙적으로 시작하였다. 낮잠, 수유, 이유식, 밤잠 일정을 정해서 따르니 양갱이의 먹는 문제도 해결할 뿜 아니라 나의 생활이 안정적이게 되었다. 하루의 일상이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편한 육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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