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뇨기과

2025.9.29 (9m 7d)

by 슈앙

오늘은 서울삼성병원 비뇨기과를 방문했다. 진료받았다고 하기엔 소아과와 협진하기 위해 미리 얼굴 트는 차원에서 만나는 거라 방문했다는 표현이 맞는 거같다. 아주대에서 찍었던 여러 가지 초음파, 역류검사결과를 한 장 한 장 보면서 설명 들었다. 꽤 긴 시간 친절하고 상세히 설명 들었지만 결론은 동일하다.


“요로감염 한 번 더 걸리면 수술!”


수술이라 함은 요로감염 걸렸을 당시 다친 신장 일부를 아예 도려내거나, 중복 요관을 하나로 합치는 수술이라고 한다. 지금 먹고 있는 예방적 항생제(염증 예방용으로 먹는 매우 약한 항생제)를 돌까지 먹고 끊어봤다가 다시 요로감염이 재발하면 수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약을 끊기 전에 역류검사나 초음파를 통해서 아이 상태를 파악 후, 약을 끊을지 말지 판단하냐고 물었다. 너무 애기라 그런 검사를 또 해서 애기를 힘들게 할 필요없다고 한다. 되물었다. 그래도 검사 없이 약을 끊었다가 요로감염 걸려서 수술하는 것보다는 힘들더라도 검사하는 게 낫지 않냐고. 의사는 요즘 CT 촬영도 방사선이다 뭐다 안 하는데 수면제 먹이면서까지 검사할 필요는 없다고 대답했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 어떤 분야든 전문가 말이면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쉽게 수용하는 편이었는데, 양갱이 키우면서 의사들 말을 완전히 신뢰하기가 힘들어졌다. 이번에는 수술이라는 큰 이벤트와 연관되어 있다보니 더욱 ‘전문가의 말씀에 따르겠습니다‘고 할 수 없다. 다른 소아비뇨기과 있는 병원을 알아보고 의견을 물어봐야 겠다.


다행히 양갱이는 요로감염 재발하지 않는 유형인 거같다고 했다. 비뇨기과 의사 말 중 가장 안심되는 말이었다. 맘카페나 블로그 보면, 요로감염만 몇 번째라는 한탄 섞인 글이 보인다. 그 애기들은 얼마나 힘들까. 또 그 엄마들은 얼마나 지쳐갈까.


제발 수술까지 가지 않도록 나는 나 나름대로 부리나케 기저귀 갈아주고, 똥꼬 잘 씻어주고, 매일 약을 잊지 않고 먹일 뿐이다. 나머지는 운에 맡긴다.





주말동안 아기들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토요일에는 5개월 또롱이, 일요일에는 7개월 콩떡이와 8개월 레이. 아빠들까지 온 모임이라 육아 이야깃거리는 더 풍부했고, 더 스릴 넘쳤다. 역시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 우리는 동호회에서 오랫동안 만난 사이로 출산하자마자 서로의 멘붕을 공유했었다. 그게 바로 몇 개월 전이라니, 우리 아이들과 성장한 우리 모습에 스스로 대견하다. 하지만, 최근 시작한 이유식에 다들 다시 멘붕인 상태들인 건 어쩔 수 없다.


앞으로도 계속 서로 육아 이야기도 공유하고 종종 만나면서 같이 잘 키워나가길.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길.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10화소변의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