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남겨진 사람의 사랑법

by 제이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째선지 먼저 내 곁을 떠나려 했다.

내가 주는 사랑이 벅찼던 걸까? 싶다가도,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주는 사랑은 일상의 배려,

힘들 때 그 사람의 곁에 있기,

말을 잘 들어주기 같은 사소한 것들이었다.

그들이 알아차리지 않아도,

그 사랑을 줄 수 있음에 나는 행복했다.


그런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내 품을 떠났다.

취업, 연애, 대학…

현실적인 이유였기에

왜 날 떠났느냐고 따질 수도 없었다.


오늘 들은 건, ‘암’이었다.

고작 20대의 나이인데, 너무하지 않냐고

둘 다 술에 취한 채 얘기하며

세상이 참 가혹하다고 말했다.


그 와중에도 넌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그 소식에 너무 당황해서

“너도 좋은 사람이야”라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


죽기 전에 이건 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장난처럼 던진 네 말에

널 걱정하는 내 마음은 무너졌다.

잠이 쉽게 들지 못하고,

계속 네 생각만 났다.


나는 너에게 해준 게 별로 없는데,

그런데도 날 좋은 사람이라 말해준 게

너무 고마웠다.

앞으로 내가 뭐라도 해줄 수 있을까,

그런 조바심이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평온했으면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내 품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

어디에도 떠나지 않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세상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네 지인이고, 친구였으니까.

네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알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이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지금만큼은

행복하자.


끝은 언제나 예정되어 있는 게 우리의 삶이니까.

나는 네가 치료를 잘 받고

잘 살아가는 걸 보고 싶다.

그 치료의 시간 동안에도

나는 계속 연락을 하고 살 테니.


아프지 말자, 우리.

사랑하면서 살자.

연인이 아니더라도, 친구로서

많이 사랑했으니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난 늘 네 옆에 있을게.

떠나지 말아 줘.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