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온기마저 사랑할 수 있다면
사랑의 계절이 지나도 남는 건 잔열뿐.
나는 그 미지근한 온기를 기억하며,
다시 다정한 겨울을 맞이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계절은 겨울이다.
그래, 그래서 핫팩을 자주 썼었지.
겨울의 사랑은 핫팩 같고,
여름의 사랑은 쿨팩 같다.
끌어안고 있을 땐 그저 시원하거나 따뜻할 뿐인데,
오래 안고 있으면 결국은 둘 다 미지근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 변하는 건 아니다.
쿨팩은 쿨팩대로, 핫팩은 핫팩대로
각자의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다 서서히 식은 것뿐.
마음이 식은 건 아니지 않은가.
사람의 사랑은 원래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나 히터처럼 뜨거울 순 없지만,
옆에서 미지근하게 온기를 나눠주는 사람,
그게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까.
나는 기꺼이 핫팩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뜨겁게 불타오르더라도,
시간이 지나 미지근해지고,
언젠가 차가워진다 하더라도.
사랑의 모양인 핫팩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 사랑의 모양도 변하지 않을 테니,
어딘가에 버려진 핫팩도 다시 품으면 따뜻해질 거라 믿으며,
나는 또 그렇게 살아가겠지.
이미 식은 핫팩이 다시 따뜻해지지 않을 걸 알면서도
그 희망을 품고 살았던 적이 있다.
이제는 안다.
식은 핫팩마저, 차가워진 핫팩도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걸.
그러니 제발, 다들 아프지 않고
춥지 않은 겨울을 보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