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말잇기
♬ 눈병에 걸리면 눈병 걸린 상태를 생각한다
눈- 이 오는 날
병- 치레를 했다.
에- 를 먹일 건 뭐람.
걸- 상에 힘없이 앉아 스프라도 끓여먹으려 한다. 방 안
리- 불을 보니, 한 마리 짐승이 오래도록 웅크렸던 것처럼 둥그런 자리가 남아 있고
면- 상이 말이 아닌 채로 거울 앞에 앉은 나를 바라본다.
눈- 물도 마른 채로
병- 명에 대해 곱씹는다.
걸- 죽한 스프는 입에 맞지 않았다.
린- 간적으로
상- 주도 없이 죽기는 싫다며
태- 어나서 지금까지
를- 변함없이 갈망하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 각했다.
각- 자도생했다. 누구 하나 챙겨줄 여력이 없을 즈음부터,
한- 가롭게 이상을 말할 때가 아니라고 변명했다.
다- 들 그렇게 사는 거라며.
√ 눈병이 돌았다
눈병- 이 돌았다.
병사- 들 사이에서는
사망- 했던 동료들이
망상- 증상을 보이기 전에
상사- 병을 앓듯이 누군가를 그리워했고
사지- 가 갑자기 심하게 뒤틀리더니, 좀비처럼 기어이 일어나
지구- 는 평평하다고 외쳤다 한다.
구슬비- 가 내리던 날이라고도 하고,
비눈- (진눈깨비)이 내리던 날이고도 했다.
눈병- 으로 흰자위가 누렇게 뜨고 난 뒤에 낮달에 도깨비가 있다는 소리를 지르면서 발작을 하더니, 그의 신부가 오지 않으면 이 세상 모든 게 돌아버린다고 고래고래 비명을 지르곤 하였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외침은 자신의 고통을 멈추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추측하지만, 다들 발병 원인은 몰랐다.
√ 눈병에 관한 전설
눈병- 이 들거들랑, 필시 자기도 모르게 영혼이 눈으로 빠져나갔다고 여기고, 맑은 영혼의 창문이었던 그곳이 오염된 것으로 발갛게 된다고도 하였는데,
병치레- 한다 생각하기보다는 영혼의 심통을 다스리기 위하여
레몬- 을 얇게 썰어 두 눈에 붙였다고도 하더라.
몬스터- 가 되어 폭주하던 영혼이 자기의 몸에 맞지 않은 육신을 내팽쳐두었다가도
터전- 을 잃은 가엾은 강아지꼴이 되어
전쟁- 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피란민처럼, 너무도 쉽게 버려버린 입구를 지나치지 못하고 레몬향을 핑계 삼아, 오랜만에 레몬차를 마시겠노라며 다시금 오래된 자신의 집을 찾아온다고 하였다.
쟁점- 은 그가 빨갱이였으냐, 아니면 극우 괴물이었느냐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신령님이
점지- 하신 저마다의 곳에서 어찌 온전히 살지 못하고
지주- 처럼 행세하다 기어이 그 사단을 만든 것이냐며, 오래 전 태곳적 용산에 처박혔던 어느
주당- 이 했던 실수를 하려는 것이었느냐 몬스터가 되어버린 영혼을 탓하기도 하였다.
당귀꽃- 이 피던 여름에는 너무도 더워서 흘리는 땀을 핑계 삼아 눈물처럼 흘러나왔던 것이라며,
꽃눈- 이 바람에 흩날려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것처럼, 자신도 그리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하였으니, 사람은 그렇게 영혼을 잃고
눈병- 을 앓다가 돌아온 영혼으로 눈병이 치유되기도 하였다. 빨개진 눈이 정상을 되찾을 즈음, 몬스터가 되었던 영혼은 심통을 줄이고 눈 안의 어디론가 잦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