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진다는 것

산문

by 희원이

[목차: 황반변성의 별빛]

1부. 노동: 구조적 불평등

(생략)

2부. 결핍: 삶은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고

(생략)

3부. 몽상: 잠깐 넌지시 엿보다가

♬ 낡은 책에 적힌, 싱거운 전설에 관하여

♬ 없어진다는 것

♬ 아무것도 아닌 채로 고독사 하여도

♬ 꿈속의 그대들이 보고 싶으나 모든 게 낯설었다

♬ 통제할 수 없는 꿈들을 부단히 품었던

♬ 너의 점프는 우리의 희망이 되고


[소개글]
- 놀이글 스타일을 적용한 만화적 산문입니다.
- 이미지는 모두 고흐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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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어진다는 것


거짓 없이 순수하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서운 거야.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보게 되니까.

그러면 우리는 그냥 어떤 사람이 없어진 자리에 앉는다는 걸 알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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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처음엔 조금 슬플 일일지 몰라도, 사람은 또 마냥 슬퍼할 수만도 없는 존재지. 눈물은 메마르는 법.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는 것일지도 모르지.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에게도 아직 눈물이 남아있다는 걸 확인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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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담배연기로 코와 눈이 매워 눈물을 유도할 수도 있겠지만, 눈물을 깨달을 방법이 다양하다고 나쁠 것이야 없겠지.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 이생에서 저생으로 넘어간다고 합의하기로 하였지. 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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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북적였던 이들 하나하나가 어김없이

그냥 아무런 의미 없이 없어지는 것일 수 있음에도,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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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꽃이 되고,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되었다고도 말하지. 그 꽃이 떨어지면 거리를 쓸고, 그 눈을 밟으며 뽀드득 소리에 즐거워하면서도 말이지. 때로는 그들이 우리 곁에 남아 우리를 지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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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정령이 되었다고 말하지. 상상이 더 커지면 그들의 영혼이

우주의 별이 되어 우리의 산책길을 아름답게 비춰준다고도 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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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우리의 상상 속에서 고된 노동에 복무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말이지.

그렇다고 자라나는 아이에게 "아가야, 너와 나는 죽어서 해골이 된단다. 그러다 종국에는 흐물흐물해져서 뼛가루가 되지"라고 말해주지는 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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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리에 있던 사람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해주지는 못해. 너무 절절하면, 그 자리에 앉지 못하거나

알지도 못하는 망자를 위하여 오랫동안 죄책감에 시달릴 테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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