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추위가 계속 되고 있다. 그런데 참을 만한 건 목도리를 했기 때문인가.
콧물이 흘러나오면서도,
춥다고 느끼지 못하는 건
몸의 감각이 이상해진 건가? 뒤늦게 의심해 본다.
혼이 빠질 지경으로 추위를 느껴야 하는 게 정상인 거 아닐까?
이빨을 다다다닥 부딪혀야 하는 게 순리 아니던가?
얼이 빠져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눈사람이 나인지 내가 눈사람인지 몰라야 하는 것 아닐까?
코가 빨개져야 하는 게 아니던가? 그동안 기록적인 표정들을 모두 내뱉으며 호들갑을 떨어야 하던 게 아닐까? 아니면 그 정도로 추운 날씨는 아니던가?
족욕을 할 순 있어도 샤워는 하기 싫은 날씨,
찜찔방에 가고 싶은 영혼들이여,
침잠하는 상상을 한다.
따끈한 물속으로. 이제는 뜨거운 물속에서도 놀라지 않은 채로 "아, 시원하다"라고 할 수 있는 나이.
탈의실의 내 라커 문을 열면, 그곳에 세상의 비밀이 고스란이 숨어 있을 것 같다.
어째서 엄청 추운데도 어쩐지 덜 추운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