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 정보 불평등의 네 가지 유형
정보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정보 불평등은 진정한 정의 실현을 하는 데 불안 요인이다. 정보화 시대에 정보의 불평등이 부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보가 미래 체제의 중요한 화두라면 그것을 중심에 두고 정보 부르주아와 정보 프롤레타리아라는 양립 구도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정보 불 평등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다.
최근에 더욱 주목받는 논점인 정보 불평등은 주로 네 가지 유형을 띤다.
첫째, 정보 검열이라 하면 어떤 정보를 검열자의 기준에서 걸러내어 편집하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이 검열 문제로 오랫동안 표현의 자유를 얻기 위해 싸웠다. 2009년 한국에서도 미디어 검열 문제는 심각하게 비판받는다. 특히 인터넷 검열이 첨예한 사안이었다. 예컨대 e-메일 압수 수색이나 블로그 사찰 등이 민감한 사안으로 떠올랐었다. 카페나 다음 아고라 등에 올렸던 자료가 문제가 되어, 법적으로 처벌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네티즌들 사이에서 ‘사이버 망명’이라며 구글 등 정부의 통제력이 잘 미치지 않는 사이트로 사이버 근거지를 옮기는 경우도 생겼다.
둘째, 정보 차단은 정부가 미디어를 차단하려는 원천적 노력을 의미한다. 국가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부분에 관해 제한적으로 국가 기밀을 유지하는 경우는 어느 국가에서나 있기 마련이지만, 대개 정보 차단이 국민 사이에서 거론될 때는 부정적인 사례가 더 많다. 예를 들어 애초에 인터넷이나 방송국을 폐쇄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검열보다 훨씬 강한 제재인 셈이다.
이 조처는 정부가 강력한 전횡을 휘두를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지나치게 가시적이라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게 뻔하다. 더구나 현재와 같은 시대엔 그러한 행위를 실천하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는 보장도 없다. 온라인이 차단되더라도 외국의 망을 이용해 SNS를 활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자스민 혁명 때 자국의 인터넷 망이 차단되자, 구글 등의 무선망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당시 혁명 분위기를 전송할 수 있었다. 중국의 천안문 사태 때도 국가 보안이 완전히 유지될 수 없었다. 인터넷 때문이다. 멕시코의 사파스티따 반군은 인터넷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을 설파한다. 그 덕분에 해외의 많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인터넷은 정부의 입장에서 골칫거리일 때가 있다. 통제하기 힘든 ‘입’인 셈이다. 더는 비밀을 숨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셋째, 정보 상업화가 있다. 자본주의 시대에 대자본의 논리에서 자유로운 것은 매우 드물다. 정보라고 상품이 안 되라는 법이 없어서, 파워블로거들에게 일정 수고비를 지급하고 상품평을 조직적으로 쓰게 하여 여론을 움직이려다 적발된 사례도 많다. 개인 정보 목록을 얻기 위해 고가로 암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어떨까. 2015년에 밝혀진 바로는,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51억 건의 개인 정보가 19억 원에 다국적 의료통계업체로 불법적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명수로는 4천400만 명의 정보로, 전 국민의 90%나 된다. 이들의 정보는 제약업체의 신약 개발에 참고될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그저 단순 기록에 불과했을 몇몇 정보가 이제는 여러 분야에서 체계적으로 이용된다. 단순한 나이․취향․소비 패턴 등의 정보를 분석하여 잠재적 소비자가 사고 싶은 대박 상품을 예측해내기도 한다. 정보와 관련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돈으로 연결된다.더구나 지금은 정보의 상업적 가치를 두고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소송도 불사한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분쟁이나 애플이나 구글이 향후 정보 유통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금으로선 저작권 제도가 절대선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언제든 저작권으로 과도한 부를 축적하는 비합리적인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실제로 지금도 저작권 갑부가 탄생하고 있다. 이러한 저작권 탓에 문화적 다양성이 저해되는 결과까지 초래한다면 분명 정보 불평등에 해당한다. (*)
넷째, 정보 격차가 있다. 이는 네티즌의 정보 수용력에 따른 표현이다. 당연히 수용자끼리도 공개된 정보를 선별·분석·활용 하는 데 수준 차이가 난다. 여기서 정보 격차가 발생한다. 공개된 정보량이 많아질수록 양측의 정보력에 점점 더 큰 격차를 보인다고도 한다. 또한 경제적인 이유로 최신 장비를 이용하지 못하면 그것과 관련된 정보 혜택을 누릴 수 없고 이 탓에 정보 격차가 생기기도 한다. 정보력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진다.
* 그런가 하면 저작권이 인터넷 이용자를 압박한다. 저작권이 공격적으로 강화되었을 때는 의도적으로 만화 등을 무료로 다운받게 해놓고는 초등학생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부모에게 푼돈을 뜯어내는 사건도 생겼다. 합법적이되 이마를 찌푸리게 하는 법의 악용 사례라고 해야겠다.
| 참고문헌 |
1. 주요 문헌
☞ 이원희, 『스마트 시대의 시민지성 글쓰기』, 시간의물레, 초판1쇄, 2015
☞ 허버트 실러, 『정보 불평등』, 민음사, 2001, 95·97·99~100·110·139·171쪽
2. 단행본
☞ 조정환, 『21세기 스파르타쿠스』, 갈무리, 2001, 초판1쇄, 272~273쪽
☞ 찰스 리드비터,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21세기북스, 2009, 초판1쇄, 36쪽
☞ 한스 디터 퀴블러, 『지식사회의 신화』, 한울, 2008, 74·247쪽
☞ 시정곤 편저, 『디지털로 소통하기』, 글누림, 2007, 2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