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쉬르 언어학의 주요 용어(2)

보고서

by 희원이

[목차: 정보론-정보 개념의 조정을 위한 소쉬르적 해석]

머리말

Ⅰ. 정보에 대한 기존 개념

Ⅱ. 소쉬르 언어학의 주요 용어

1) 기표, 기의 그리고 기호

2) 랑그와 파롤

3) 그 외 소쉬르 용어 : 자의성, 기호 체계의 닫힘, 공시태-통시태

Ⅲ. 소쉬르 언어학의 주요 용어를 통해 바라본 정보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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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랑그와 파롤

소쉬르는 언어학을 말할 때 체계와 구조로 접근했다. 그러면서 보편적이고 규칙적인 체계를 설명하는 용어로 ‘랑그’를 제시했다. 또한 그러한 체계가 각각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발현되는 것에 대해 ‘파롤’이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소쉬르 자신의 말을 빌리자면 랑그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뇌 속에 자리 잡게 된” 집단적인 형태이며, 파롤은 “개인적이며 순간적인” “개별적 경우의 총합”이다(주1).

소쉬르는 구조주의 언어학자로 현대 프랑스 구조주의에 중요한 시발점이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가 언어학을 단순히 역사적으로 언어의 흐름을 살피는 것에서 벗어나, 그 저변에 깔린 체계를 살펴서 논리적으로 언어의 상황을 규명하려는 시도한 덕분에 과학적 태도를 갈망하던 여러 학문 분야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기표, 기의 그리고 기호라는 용어로 언어가 만들어지고 작동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동시에 랑그와 파롤이라는 용어를 통해 ‘언어가 문법적으로 고정되는 일관된 원칙을 획득한 상태’와 ‘해당 규칙 안에서 각 수용자나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활용되는 상태’를 세분하여 보았다. 이것을 통해서 언어의 사회적 활용 과정 역시 세밀하게 규명하려고 했다.

이때 소쉬르는 언어학에서 랑그가 파롤보다 중요하다고 여긴다. 학문이 되려면 일관된 원리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소쉬르의 학문적 소신이었다.


3) 그 외 소쉬르 용어 : 자의성, 기호 체계의 닫힘, 공시태-통시태

소쉬르는 기표라는 형식적 요소와 기의라는 내용적 요소가 연결되는 것에는 아무런 필연성이 없다고 보았다. 즉 자의적으로 우연히 기표와 기의가 관계 맺은 것이라고 한다. 이로써 기호는 자의성을 바탕에 두고 형성된다. 특별한 이유나 관련성이 있기보다는 ‘그냥 그렇게 된’ 것이다.

이러한 자의성 때문에 기호는 순전히 내적 논리로 기표, 기의와 연관 맺으며 독자적인 닫힌 체계를 확립한다. 다른 어떠한 요소와도 특별한 인과 관계 등을 맺지 않고 우연히 형성된 자의성의 논리로 독자성을 보인다. 사회적 맥락, 역사적 요인, 문화적 관습 등등도 모두 apple이 사과이어야 할 이유와는 무관하다. 그것에는 아무런 외부 요인이 없는데, 마치 체스에서 각각의 말이 어떤 모양이든, 어떤 색깔과 어떤 재질이든, 주변의 상황과 체스판의 상태가 어떻든 특별한 관계없이 오직 말 자체에 부여된 역할은 독자적이다(주2). 기호 체계가 닫혀있다는 것은 이와 같다.

한편, 공시태와 통시태라는 용어는 랑그와 파롤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공시태는 공간과 시간을 결합한 개념으로, 특정 시점의 특정 공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다룰 때 적용된다. 반면 통시태는 시간의 흐름에 집중하는 것으로 대개 역사적으로 과거부터 미래에 이르는 큰 맥락의 과정을 다룰 때 쓰인다. 즉 역사적으로 큰 시간 흐름 속에서는 언어도 뚜렷하게 변화하므로, 이러한 변천사를 연구할 때 적합한 용어다.

소쉬르는 언어의 규칙을 찾으려 했고, 동시대에 일정하고 명확한 규칙을 지닌 언어의 속성을 규명하려고 했다. 그것이야말로 소쉬르 언어학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규칙 규명을 위해서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한 언어 규칙을 추적해야 했다. 따라서 이러한 언어 연구를 위해서는 “(언어의) 과거를 제거”해야 한다고 보았다(주3). 공시태를 적용한 언어 연구와 통시태를 적용한 언어 연구를 다른 맥락에서 파악했던 것이다.

이는 소쉬르가 랑그를 중시하며 랑그의 규명이야말로 소쉬르 언어학의 소명으로 보았었는데, 그런 맥락에서 공시태를 중시한 것은 자연스럽다. 공시태에 함의된 제한된 시간과 공간, 즉 동시대성은 ‘변하지 않는 원리로서’ 언어 규칙을 규명하는 데에 필연적이었다. 그것은 곧 다른 표현으로 랑그의 규명이었다. 그는 파롤을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했는데, 파롤과 관련된 것으로 동시대(공시태) 안에서도 랑그의 응용과 관련된 개인적 발화의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소쉬르에 따르면 주변부로 밀리고 규명되어야 할 순위에서도 밀린다. 따지고 보면 역사적 맥락(통시태)에서 언어 체계의 변천사 역시 지금의 랑그에 비추어볼 때, 파롤에 해당된다. 그 각각의 시대마다 공시태적인 랑그가 드러나지만, 이것들이 변천하는 과정은 각각의 랑그에 포섭되지 않는 파롤의 영역이므로, 일관된 원리를 지향하는 소쉬르에게는 불규칙하고 주변적인 것이었다. 사실 언어의 역사적 변천을 안다고 해서 지금 현대인이 쓰는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소쉬르는 동시대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시태를 적용한’ 랑그를 도출해야 한다고 보았다.





(주1) 소쉬르, 《일반언어학 강의》, 30쪽

(주2) 김정우, 《구조주의와 그 이후》, 살림, 2007 : NAVER지식백과, “기호체계의 닫힘”

(주3) 김정우, 《구조주의와 그 이후》, 살림, 2007 : NAVER지식백과, “공시태 통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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