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차원의 링크

보고서

by 희원이

[목차: 정보와 하이퍼링크]

1장. 정보

(생략)

2장. 하이퍼링크

♬ 현대 정보사회의 특징

♬ 하이퍼링크

- 하이퍼링크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 쓰기 차원의 링크

- 읽기 차원의 링크

- 행동 차원의 링크





▪ 쓰기 차원의 링크

첫째, 쓰기의 차원에서는 좀 더 용이하게 주석의 출처를 파악하고 인용구문을 원문에서 확인하기 위한 유력한 수단이다.

인터넷에서 하나의 글을 읽어본다면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독창적인 글이라고 믿었던 텍스트에도 얼마나 많은 하이퍼링크가 존재하는가를 알게 되면 그만큼 그 글을 쓰기 위해 거쳐왔던 수많은 지성의 치열한 노력에 경외감을 느낀다. 짧은 문장 하나조차 얼마나 많은 이들의 수고에 빚을 지고 있는가를 느낄 때 종종 전율한다.

물론 나는 모든 문장에 인용을 달 수 없는 현실적이고도 개인적인 한계를 의식한다. 나는 인용문을 가려내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나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일구려했다면 지금은 ‘내 생각’과 ‘내 생각이 아닌 것’을 가려내는 작업에 우선순위를 둔다. 내가 쓸 수 있는 세계는 극히 제한되어 있지만, 내가 읽을 수 있는 세계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하다(주1).

만일 주석 없이 글을 쓸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이가 있다면 천재 중의 천재거나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는 왜 이토록 독창적일 수 없는가에 절망하기보다는 늘 누군가의 숭고한 희생 위에 서 있다는 데 감사하고 안도한다. 그래서 늘 완벽하게 원칙적으로 인용할 수 없는 내 능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때때로 부끄러우며, 그렇기에 더욱 인용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만일 디지털 기술을 모든 출판에 적용할 수 있는 현실이 보편화된다면, 하이퍼링크를 활용하여 좀 더 ‘용이하고 신속하게’ 수많은 생각의 흔적을 살펴보라고 독자에게 ‘촉구’할 수 있을 것이다.

종이책 출판 문화에서는 현실적인 제작비와 가독성 문제 탓으로 종종 주석을 회피하는 상황도 생긴다. 또한 주석을 다는 것이 마치 남의 의견을 빌리는 비전문적 행위처럼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되도록 주석 다는 것을 피하려는 엉뚱한 사태도 생긴다. 독창적인 글을 써야 의미 있는 글이라고 여기기 때문인지 주석을 성실히 달아서 신뢰도 높은 글을 만들려는 것을 의식적으로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도용이라는 나쁜 행태라는 것을 잊은 채 오히려 나쁜 행동을 하게 된다.

하이퍼링크는 참조 텍스트와 원 텍스트를 긴밀하고 용이하게 연결할 지시정보라는 점에서 당장 이것을 출판 문화에 도입할 수는 없더라도 매우 강력하고 성실하게 주석을 다는 행위에 적합하다.

만일 사람들이 나의 정보를 흥미롭게 여겼다면 그것을 스크랩하거나 다시 링크할 것이다. 혹은 검색하여 정보의 본 출처를 찾아낼 수도 있다.

이 정보들은 하이퍼링크로 연결되어 서로에게 주석처럼 기능한다. 내가 스크랩해온 정보를 가공했을 때, 원 정보는 내 자료의 중요한 주석일 것이다. 관점에 따라 내 정보가 원 정보의 주석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자료의 주석일 수도 있다. 인터넷의 상호성은 정보들의 주객 관계를 균형감 있게 한다. 수많은 링크에서 어느 것을 먼저 선택하느냐에 따라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그 때문에 링크의 중요도를 확정할 수 없다.

클릭 한번이면 정보의 영역을 빠르게 넘나드는 용이성과 신속성 때문에 주객의 의미를 나누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하이퍼링크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면 제작비 문제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자신의 글이 지닌 역사적 연대성을 독자에게 성실하게 드러내 보이는 문화를 성숙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하다.





(주1) 한국일보,「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2004-1-16 : “저는 제 자신을 본질적으로 독자로 생각합니다. 저는 감히 글을 써왔습니다만, 제가 읽었던 것이 제가 썼던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누구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읽지만, 누구든 자신이 쓰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쓸 수 있는 것을 쓰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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