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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Aug 25. 2023

브런치스토리 좋다

일기

브런치스토리 좋다. 대안출판이나 독립출판을 생각할 때, 인디 문단을 떠올릴 때, 다양성의 확보를 생각할 때 이런 유의 플랫폼을 상상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게 브런치스토리였을지는 몰랐다. 최근에야 알았다. 어쩌면 상상하던 플랫폼에 가장 근접한 형태이지 않을까 싶다. 


짧게 활동했기에 여러 작가분들이 아쉬운 점에 토로한 것에 대해 경청할 뿐이다. 라이킷을 한다고 동의한다기보다는 "건필!"에 가까운 경우도 많다. 어떤 식으로든 당신을 응원하고, 잘 되길 바란다는 거창한 인사일 수도 있으나, 가볍게 "식사 하셨어요?" 같은 의미일 수도 있다. 

글을 다 읽는 경우도 있지만, 못 읽고, 라이킷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예전에는 그런 것을 무의미하게 여기고, 전혀 교류 자체를 하지 않으려 할 때도 있었는데, 되도록 먼저 작은 응원을 보낸다.


짧게 활동하면서 오래도록 생각했던 대안 출판이나 인디 활동으로 다양성을 생산적으로 확보하는 지식 생태계와 브런치스토리를 정교하게 비교하는 건 무리다. 언젠가 정리해볼 생각은 있지만.

그보다는 정적으로 정제된 정보를 만드는 플로우를 보니, 타임라인에 무자비하게 잡담을 뿌려대던 트위터와는 사뭇 다르다. 오타쿠의 독특한 성향이 강했던 그쪽과는 달리, 브런치스토리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정서를 닮은 것도 눈에 띈다. 둘이 섞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생각지도 못했던 희한한 소리를 남발하는 건 역시 트위터 쪽이다. 

고급화되고 정돈되었지만 정서적으로 좀 안정된 느낌의 정보는 브런치스토리가 강하다.


이곳에서도 잡소리가 조금 있었으면 한다. 트위터 타임라인처럼 기능이 하나 추가되어, 정석적이지 않더라도, 슬쩍, 오늘 뭐 먹었는지 아무런 부담 없이 단상을 메모하고, 타임라인을 독차지 하는 것 같은 기분이 안 드는, 그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독자 회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배제되는 느낌을 주지 않았으면 하는 것인데, 내 경우엔, 트윗 기능이 추가되었으면 한다. 스레드 기능이겠다. 


한 가지 짧은 느낌을 더 보태자면, 브런치스토리에서 크리에이터 제도로, 감각적으로 팔리는 걸 포착하는 소재나 내용에 집중하는 것 자체는 불만이 없다. 그런 것이 있어야 활로도 뚫리는 것이고, 그 재능은 공감의 재능이라고 본다. 작가에게 중요한 재능이다. (난 어차피 이런 데서는 포기하다시피 했다. 그냥 내 것을 정리하는 데서 만족하기로 했고.)

그와 함께 브런치스토리가 웹툰과 웹소설처럼 대안문단의 기능을 할 수 있어도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비평 체계의 도입, 관련 이벤트의 다양화, 작가 동인지의 활성화, 브런치 잡지 투고제도 등등 세상에서 가장 희한한 지식 놀이터가 되는 방향도 점검했으면 한다. 트위터에 있다 보면 이런 취향도 있었구나 알게 되는 일이 많은데, 그런 요소가 여기서 정제화된다면, 브런치스토리는 정말 대단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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