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너- 무도 아름다운 슬픔이란 사실, 정확하지 않다.
를- 어떤 종류의 슬픔이 특별히 아름답다고 믿지만
내- 밖에 있는 슬픔을 감상할 때 그 슬픔은 온전한 슬픔일 수 없어서 아름다움만이 있고,
안- 에 있는 슬픔은 너무도 아픈 것이어서, 그것이 아름다울 리 없다.
에- 매하게도 내 밖의 누군가와 내 안의 나 자신은 언제나 아름다운 슬픔의 반만 목도한다.
서- 서히 목이 메여오고, 술병이 나뒹구는 방안으로
해- 장국을 사왔다며
방- 안에 밥상을 가져와 펴고는 포장을 푸는 너를 보고 있으면,
시- 키지도 않은 짓을 했다며 타박하면서도
키- 키키, 실없이 웃어본다.
게- 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나- 태한 생각이나 들 때
처- 량해 보일까 걱정스러웠다.
럼- 마주이 같다 여길 때 비로소 슬픔에서 빠져나올 준비가 되었다. 시간이 오래 흐르면 슬픔이 희미해지는 대신, 운 좋게도 아름다운 순간도 있었다고 기억할 수 있을지, 여전히 모른 채로.
→ 신유미: 느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