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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Aug 31. 2023

고양이 족속의 신화

산문

놀이글 스타일을 적용한
(포토 에세이, 혹은) 만화적 산문입니다.
우연히 입수한 인터넷 자료로 즉석에서 즉흥 창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진은 제 것이 아닙니다. 저작권자께서 이의 제기하시면 바로 내리겠습니다. 
발표용은 아니고, 예시용입니다. (→소개글 더보기)





어느 날부턴가 길고양이 한 마리가 

강아지 가족이 단란하게 사는 집을 흘끔거리며 쳐다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기 강아지는 길고양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집도 없는 고양이가 자기 자리를 노리는 것이 불안하고 기분이 나빴던 것입니다. 

근거는 없었지만 어쩐지, 어느 날 갑자기 그 길고양이가 뭔가 불길한 자세로 거실에 있다가, 





왜 들어왔느냐고 따지는 자신들을 뙇 하고





쳐다보더니, 최면을 걸어서는





그곳이 원래 자신의 집이었다고 주작을 걸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그런 유의 소문이 돌았고, 그 소문 탓에 아기 강아지는 졸지에 길강아지가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겼던 것이죠. 하지만 엄마 강아지는 그런 아기 강아지에게





그런 생각을 하면 못 쓴다면서, 책을 펼쳐서 '인간이 미처 알지 못하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비밀 역사'에서 고양이 편을 읽어주었습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원래 호기심이 강했던 고양이족은





어렸을 적부터 세상의 비밀을 알고자 했던 이성적 족속이었습니다. 그러한 고양이족은 외계 행성에 있을 때부터 진리의 실마리를 잡기 위해 몸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그 중의 몇몇은 신비로운 세상의 비밀을 알아챘고, 





그 비밀의 아우라를 우주 곳곳에 전파하기 위해 여행을 다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구라는 행성에도 어느 순간부터 와 있었다는 것이죠. 





엄마 강아지는 말을 이었습니다. 

"옛날에 우리 할머니가 그러던데, 그때도 그 고양이 중 하나를 만났다고 하더군. 지구에서 나고 자란 고양이가 아니라, 외계로부터 온 고양이 말이야."





그들은 좀 비밀스러워 보였지만, 





배가 고플 때는 영락없이 지구의 고양이랑 똑같았다고 합니다. 신세를 질 때는 예의를 차린다는 점이 조금 더 이성적이었다고 했죠. 





"요즘 고양이들이 집사도 부리고, 좀 영악해야 말이지. 그래도 귀요미 애교가 있어서 다 용서가 되지만 말이야. 그런 것에 비해 외계 고양이는 상당히 젠틀했지."





그들은 항상 진리를 밝혀주는 태양을 가져와 





지구에 달아주고 갔다고 했습니다. 물론 진리란 언제나 온전히 모든 것을 밝히는 것도 아니어서, 우주란 그 어둠 자체가 진리라고 웅변하는 듯했기에, 어쩌면 고양이들이 지구에 달아준 진리란 생명체에게만 유효한 진리였을 수도 있다고 했죠. 그러니 그 진리를 안다고 더 나아질 것은 없지만, 





그래도 진리의 실마리를 다룰 줄 아는 고양이를 따라가다 보면, 그 실마리를 볼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기고 그걸 따라가는 존재들도 있기 마련이었죠. 





그렇게 간신히 고양이가 진리를 들고 간 곳에 다다르면, 실로 오랜 만에 따라온 녀석을 바라보며, 고양이가 





진리를 다 풀어준다는 것이었죠. 





그러면 고양이가 강아지보다 우월하다고요?


심통이 난 아기 강아지가 엄마 강아지에게 물었습니다. 

"꼭 그런 건 아니란다. 지구에 살면서 누가 우월하달 게 있겠니? 어차피 때가 되면 다 죽는 존재인 것을. 그건 고양이도 마찬가지였어."

그랬습니다. 





시간이 오래 흐르고 아주 극소수의 고양이만을 제외하고는 대개는 삶에 찌들었습니다. 자기가 정한 협소한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고,





그 답답한 순간에 몰두하며 그 삶에 과도하게 집중했습니다. 





약간만 옆으로 움직여도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일탈의 자유를 느낄 정도였죠. 우주를 무대로 여행했던 순간을 더는 기억하지 못하는 지구 고양이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운명의 손에 이끌려 생명을 다하는 것인데, 종종 





자다가 깜짝 놀라 잠을 깼을 때 





생명의 짧은 주기 탓에 생기는 공허함을 느끼는 건 광대한 우주를 떠돌아다녔던 보헤미안적인 무의식이 유전자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존재였기에 결국 일부 고양이는 





길거리를 떠돌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이 어디서 온 존재인지 알고자 하는 수행을 한다는 것이었죠. 





비록 실마리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 해도, 그렇게 사는 존재들도 있기 마련이라고 했습니다. 





엄마 강아지는 말했습니다. 

"그러니 길에서 떠도는 고양이를 보더라도, 무시하지 말고, 다른 강아지들이 괴롭히려고 하면 말려야 한단다. 고양이는 어쩌면 이 세계에 태양을 선물한, 우리들의 진짜 신일지도 몰라. 항상 조심하여 정중히 대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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