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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Sep 01. 2023

한국의 사교육 풍경

산문


인생이 호접몽이든, 의미가 있든 상관없이 이 순간을 살면서 우리는 어쨌든 잘 살려고 합니다. 그리고 경쟁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위치에 올라서고자 합니다. 저마다 예쁜 나비를 잡으려는 욕구를 지녔고, 그것으로 한 마리의 나비가 죽고, 그만큼 나비가 줄어드는 것이지만, 그것이 전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라 탓하기도 어렵습니다. 모두가 경쟁을 하지 않으면 되지만, 사람들은 그 순간의 경쟁 논리를 수락하곤 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겠죠.

사교육도 성행하곤 합니다. 대학교를 굳이 갈 필요가 없고 그래도 출세하는 데 아무 지장 없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걸 고칠 수 없으니, 어쨌든 더 나아지려는 투자는 지속되곤 합니다. 그리고 아이에 대한 투자 시점은 점점 더 빨라집니다. 





중학교 때에 이르러서야 학원에 가서 상담하였던 시절을 지나 





유치원 때부터 명문 유치원을 보내려는 경쟁이 붙고, 심지어





미국에서 태어나지 못한 아기를 미국 시민으로 만드는 법을 상담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조기 유학은 언제가 적절한지 문의할 수도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자녀에 대한 투자만큼은 세계에서 뒤처지지 않았던 우리로서는 실로 대단한 부모 열성의 풍경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이러한 학부모님의 욕구를 잘 아는 학원인이라면





학원 사업은 쇼맨십도 중요하다는 걸 압니다. 부모를 휘어잡는 카리스마!





얼마짜리를 입고 얼마짜리를 타고 다니는지 하는 것에 따라 얼마나 잘 나가는지 간접적 추론이 가능해지기에, 아무래도 시선 스캔 당할 것을 대비해 명품을 입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학원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는





학원을 거쳐간 명문학교 입학생들의 사진도 걸어두고, 





여러분의 자녀도 할 수 있다며 청사진을 제시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얘기를 하더라도 충격 요법에 그쳐야 학부모가 희망고문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지갑을 열고 계좌이체도 하고 그러는 것입니다. 





수업에서도 연예인처럼 지루할 틈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자신감 없는 표정으로 꼰대처럼 굴다가는 금세 아이들의 컴플레인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나만 믿어"라는 카리스마로 무장하고, 





신명 나는 굿을 벌여야 합니다. 





재수생이라면 잘 놀 수 없는 곳에 세워진 





스파르타 학원을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학생 관리를 특화하여 제시합니다. 





꼼꼼하게 엄격한 학생 관리, 함부로 외출했다가는 칼날에 베일 수도 있다는 빡빡한 서비스를 제시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호랑이 감독을 해도 다 맹점은 있는 법이라,





만날 학생들은 다 만납니다. 그러다 보면 공부를 망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러다 수능날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기 마련입니다. 





답을 밀려썼다는 거짓말에 이미 수능 당일에 충격을 받고 쓰러진 학부모가 있을 수 있고, 이미 암울한 결과를 알았던 학생도 충격 받은 척





고사장을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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