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원이 Aug 25. 2023

부장은 퇴근 임박해 회의를 주재하고, 과장은 야식을

산문

놀이글 스타일을 적용한
(포토 에세이, 혹은) 만화적 산문입니다.
우연히 입수한 인터넷 자료로 즉석에서 즉흥 창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덧붙여 몇몇 이미지를 기계적으로, 반복적으로 활용하면서 발생하는 놀이성도 고려했습니다.
사진은 제 것이 아닙니다. 저작권자께서 이의 제기하시면 바로 내리겠습니다. 
발표용은 아니고, 예시용입니다. (→소개글 더보기)





바야흐로 오후 5시 50분. 

전화를 받은 톡희 씨는 "자기야, 정말 오늘은 일찍 퇴근할 거야.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이따 사무실 나갈 때 연락할게. 30분 내?"라고 말했는데, 그 순간 회의가 소집됩니다. 





으익! 이놈의 김부장(님)!


크게 원망하지도 못한 채 불길한 회의에 들어가고





"굳이 그 좋은 오후를 다 놓아두시고, 지금 회의를 소집하시는 이유가?"


모두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업무를 잘 한다고 믿는 상사의 특이한 방식 탓에 꼭 6시쯤 되어서 일을 시키고 





밤 11시에 확인을 받곤 하니, 아주 죽을 맛이었습니다. 





저녁을 먹을 때쯤에는 그날 저녁 약속은 모두 포기하면서 배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업무를 하는 건지 트위터에서 상사 욕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렇게 시간을 때우고 대충 서류를 만들어 늦은 밤 보고가 끝나면, 꼭 그때 추가 업무를 주면서 새벽 1시 전까지 해놓으라고 하는데, 그러고 법인카드로 시켜주는 야식은





하나도 달갑지 않았습니다. 야식은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데, 





빨리 일을 해야 1시를 넘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앞선 데다, 살찔 걱정에 야식이 맛있을 리 없었습니다. 더구나 고참들은 부장이 다이어트 중이라며 빠지는 것을 보자마자, 은근슬쩍 음식을 남기고 떠났고, 통닭이든, 족발이든 그게 뭐든 그냥 정리하려고 하면 꼭 중간에서 과장이나 대리가 지나가는 말을 합니다. 





"라떼는 말이야, 음식 쓰레기 나오는 게 어디 있어? 요즘에는 군대가 짧고 군기가 약하니 좀 그때랑은 다르지."


꼭 자신에게 한 말도 아니고, 우스개소리같지만, 계속 들으면 순간 짜증이 치밀어 올라서





"니가 뭘 안다고 그래? 난 공익 갔었어!"


대차게 반박하고 싶기도 하지만, 





순딩이 같은 표정으로, 속마음을 숨긴 채, 라떼 색깔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라떼는 말이야'를 하도 들으니 얼굴 색이 라떼 색일 수밖에 없었죠.





부장도 과장도 다 싫다!


순수하게 꾸미지 않은 자신의 속마음은 트위터에서나 보여주는 것이었죠.







매거진의 이전글 신발 끈이 풀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