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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Feb 04. 2024

젊은 시절 매일 금연과 금주를 다짐하며

산문 & 고흐

밤 늦게 술 한 잔 마시고





걸어서 집에 와선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창문 너머로 보면서, 노래를 들으며





담배를 피우던 시절이 있었어요.





나 스스로는 사색에 젖었는데





객관적으론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았다고 하였어요.





당구장에서 피우던 버릇, 집에까지 끌고 들어왔다며 구박을 받기도 하였어요.





그런 상태로 굳이 책을 읽겠다면서 이런저런 책을 뒤적이다가





졸린 눈을 비비며 가만히 앉아있다가 의자에서 졸다가





새벽녘에야





잠이 들곤 하였어요.





푸석해진 얼굴로 초췌해진 채로 일어나서는





간 밤에 가득 쌓아놓은 책 무더기를 보고는





마지막에 펼쳐진 책이 성경이고,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저주를 받을 것이란 대목이라도 떠올랐는지 화들짝 책을 덮고





어떠한 음울한 회귀 본능으로 집에 왔는지 되짚어보았어요.





사람들이 활기 찬 모습을 보면서, 거꾸로 거슬러 가듯이





커피를 사러 갔다 와서는





창문을 열고는





바깥 풍경을 보면서 커피를 마셨어요.





그럴수록 점점 몸은 꺼져오고, 한숨이 나오면서





담배 한 개비도 몸에 받질 않아서, 매번 그렇듯 금연을 다짐하고는





다시 침대속으로 기어들어가곤 하였어요.





시들은 해바라기처럼.





때 아닌 꿈속에선 오후 산책을 즐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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