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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Apr 20. 2024

서술절의 주어와 안은문장 주어의 도치, 그리고 홑문장

뒤집힌 서술절 & 서술절의 서술절

코는 코끼리가 길다
코끼리는 코가 길다     


서술절이 온전한가를 말할 때 안은문장의 주어와 서술절의 주어가 도치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불완전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왜 그런 근거로 불완전하다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특성은 있다.

보통 서술절의 변칙 특성을 보자면, 1) 숨겨진 서술절은 성분 생략이 잘 일어나는 한국어 특징과 관련 있고, 2) 뒤집힌 서술절은 서술절의 주어가 ‘~은/는’과 변칙 관계 맺으면서 화제어 역할을 하는 한국어 경향과 연결된다. 또 3) 서술절이 이어진 문장에서 관형절과 엮이면서 관형절 속 서술절인지, 아니면 그냥 서술절과 관형절을 구분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4) 서술절 안에 서술절이 끼어드는 경우도 있는데, 뒤집힌 서술절과 숨겨진 서술절이 한국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지점이 있다면, ‘서술절의 서술절’과 ‘서술절과 관형절의 꼬임’은 가급적 문장 해체 재구성을 통해 더 간결한 문장으로 다듬을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뒤집힌 서술절만 언급하려고 한다.

코는 코끼리가 길다
코끼리는 코가 길다     


이 두 문장에서 ‘길다’에 호응하는 것은 ‘코’이므로 일단 ‘코는 길다, 코가 길다’는 한 묶음으로 보게 된다. 그것이 서술어 역할을 하면서 원래 서술절 안은 문장 형식을 보자면 “코끼리는 코가 길다”가 적절하다.

물론 ‘~은/는’이 지닌 강조와 제한의 어감을 떠올린다면,

 코끼리가 길다

코끼리 코가 길다     


이 두 문장은 도치된 순서를 통해, 또 ‘~은/는’의 보조사를 통해 화제어 역할을 바꾼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즉 “코는 코끼리가 길다”에서는 ‘코’를 강조하는 어감이 있다. 물론 ‘코끼리가 길다’는 서술절이 아니다. ‘코는 길다’가 서술절에 해당하므로, “코는 코끼리가 길다”는 안은문장의 주어와 안긴문장의 주어가 도치된, 이를테면 ‘뒤집힌 서술절’이겠다.

굳이 이럴 필요가 있겠느냐 싶고, 이러한 면이 ‘절’의 성격으로는 불완전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실용적인 면도 있다. 예를 들어,


콜라겐은 포유동물에서는 전체 단백질의 약 30% 정도고, 수산물에서는 1.4~9.1% 정도이다.
→ 포유동물에서는 (콜라겐이 전체 단백질의 약 30% 정도 있다.) 수산물에서는 (콜라겐이 전체 단백질의 약 1.4~9.1% 정도이다.)

* 순서 뒤집힌 서술절. 자연스러운 경우.


이 문장에서는 ‘콜라겐은’이 서술절 안의 주어지만, 두 이어진 문장의 공통 지점이라 이를 앞으로 빼서 효율적으로 정보를 보여준다.

물론 가독성을 저해하는 경우도 있다. 육성 기간이 바깥으로 빠졌다가 다음 문장의 ‘서술절의 서술절’로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육성 기간은 동해안(에서) 가장 느리고, 그다음 남해안, 제주도 지역(에서) 육성 기간 가장 짧다. (순서 뒤집힌 서술절. 조사 등이 겹친 것처럼 보이고 가독성을 저해합니다.)

1) 동해안은 육성 기간이 가장 느리고

2) 그다음이 [남해안과 제주도 지역이 (육성 기간이 가장 짧다)] : 서술절의 서술절까지 겹치게 됨.  

   

이를 고친다면,

1) 동해안은 육성 기간이 가장 느리고

2) 다음으로 남해안과 제주도 지역 육성 기간이 가장 짧다. (서술절 해체)

다음과 같다. 또는, 서술절 안의 ‘육성 기간’을 바깥으로 도치해서는     


- 육성 기간은 동해안이 가장 느리고, 그다음은 남해안, 제주도 지역 순으로 (육성 기간이) 짧아진다.
- 육성 기간은 동해안이 가장 느리고, 그다음 순으로는 남해안, 제주도 지역이 (육성 기간이) 짧다.     




단, 여기서 이런 유형의 문장을 서술절 안은문장으로 착각하지는 않아야 한다.

그는 그녀가 좋아한다.

이것은 “그녀가 그를 좋아한다”라는 홑문장에서 목적어와 주어를 도치한 것이다.     


참가리비의 발생 적수온은 10~15℃이고, 최적 수온은 12℃이다.

이 문장 역시 서술절이 없다. 또는 서술절이 해체된 문장이다.


1) 참가리비의 발생 적수온은 10~15℃이다.

2) 참가리비의 최적 수온은 12℃이다.     


이를 다시 서술절 있는 문장으로 전환한다면,

참가리비는 발생 적수온이 10~15℃이고, 최적 수온이 1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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