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밤- 톨이란 단어는 어쩐지 귀엽다.
하- 찮은 듯하면서도 나름대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밤톨이
늘- 툴툴거리지만, 그럴수록 어쩔 수 없이 예쁘다.
눈- 이 부으면 눈탱이 밤탱이가 된다는 표현도 귀엽게 웃기고
이- 세상 시간의 절반을 차지하는 밤과 발음이 같아서도 좋다.
내- 성적인 칠흑의 밤처럼, 밤톨도 단단한 껍데기 안에 자신을 숨기고 있다. 어쩌면 밤톨 껍데기 그 자체가 자신일 수도 있을
려- 운을 남기고는
들- 짐승의 식량이 되곤 한다.
판- 판한 마당에 껍데기를 까 밤 부스러기로 뿌려두면 새들이 와서 먹는다.
이- 로운 존재들이 있다.
하- 찮아보여도 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작은 존재들은
얗- (얕)보여 무시당하기 일쑤지만,
게- 의치 않고 자기가 따르던 순리대로 산다.
따- 갑고
뜻- 뜨미지근한 시선을 견디며
하- 찮지 않다는 걸 아무도 말해주지 않음에도
다- 들 묵묵히 산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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