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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May 15. 2024

한국어로 학술 문장을 쓰는 게 어려워요 #1

못맞춤법 놀이 & 학술 문장

어떤 언어든 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한국어의 경우에는 학술 문장으로 최적화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일상 문장이라면 어떤 언어든 나름대로 문화권의 특성을 반영하여 최적화된 면이 있겠지만, 정확하게 복잡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지점에서는 아무래도 일상 언어가 반드시 학술 문장과 매끄럽게 호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문장을 잘 다루는 사람이야 어떻게든 가독성 좋은 문장을 써내겠지만, 한국어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더 오래 고민해야 할 지점들도 많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꼭 영어와 독일어 등이 더 나은 언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관념적인 철학과 숫자를 다루는 과학 등이 근대에 크게 발달하면서, 조금 딱딱하더라도 선명하게 관계를 연결해주는 복합적인 방식이 발달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이 지점은 나 역시 잘 모르므로, 그저 한국어에서는 쉽지 않은 지점만 언급해 볼 수 있겠다. 

우선 한국어로 학술문장을 쓰기에 어렵게 되는 요소를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이보다 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를 꼽는다.      


1) 주술 성분의 거리: 주요 동사가 나오기 전에 앞으로 첨언해 주는 언어적 습관
2) 표지가 약한 관형절의 특징: 과다한 정보로 문장이 무거워짐, 가독성 저하
3) 빈도가 잦은 생략 특징
4) 서술절: 주어가 서술어보다 많은 특징
5) ‘~은/는’ 보조사 특징
  - ‘목적어와 주어 등을 한 문장에서 동시에 겸할 수 있는 성분 중첩’ 특징 
  - ‘목적어인지 주어인지 혼동되는’ 특징
6) 능동형과 피동형으로 써도 둘 다 맞는 것 같은 주술 관계의 특징(김치가 숙성하다/김치가 숙성되다)
  - 능동형을 가급적 권장 받다 보니 숨겨진 주어 성분을 고려해야 함
  - 피동형으로 두느냐, 능동형으로 두느냐 하는 것에 따라 ‘은/는’의 역할이 달라지면서 성분 중첩 특징이 꼬임. 즉 한 문장에서 ‘은/는’의 성분 중첩이 있다면 문장을 쪼개주어야 함. 압축된 문장을 쓰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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