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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May 23. 2024

한국어로 학술 문장을 쓰는 게 어려워요 #3

빈도가 잦은 생략 특징

3) 빈도가 잦은 생략 특징      


“나는 짬뽕”에서도 나오지만, 사실 구어체에서는 생략이 흔한 편이다. 그건 다른 언어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문어체에서 학술 용어로 발달하다 보면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성분을 비교적 잘 챙기고, 이런저런 관사 등을 잘 따져서 쓰는 문법 체계가 있기 마련인데, 우리의 경우엔 그렇게 일일이 다 챙겨 쓰려면 문장을 여러 번 쪼개려는 고민을 선행해야 하거나, 애초에 생략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문장의 상황 맥락을 통해서 서술부의 생략된 주어를 짐작아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일반적인 내용을 기술하는 경우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다만 학술 용어에서 주체와 객체를 확실히 해야 하는데, 주로 교습법에 관한 원고라면 아무래도 한 문장 안에서도 여러 주체와 객체가 티키타카 하듯 반응하는 면을 기술해야 하고,    

       

 ※ 과다한 성분 생략 문제 (박스 처리)
 주로 ‘학습자와 교수자가 반응을 주고받는’ 설정의 원고에서 많이 드러납니다. 보통 맥락상 성분을 생략해도 의미가 통하는데, 문장이 길게 이어지다 보면, 비문이 발생하기도 하고, 의미가 모호해지기도 합니다. 문제 지점 주변에서 이런 유형의 문장이 과다하거나, 비문에 가까울 때 문장을 쪼개거나 성분을 명확하게 추가하는 방식으로 교정했습니다.

� 영유아들이 ~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무엇에 호기심을 느끼고 관심을 보이는지 관찰하여, 능동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질문한다.
  → 영유아들이 ~ 체험할 수 있도록 (교사는) 지원하고, 무엇에 호기심을 느끼고 관심을 보이는지 (교사는) 관찰하여, 능동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교사는) 질문한다.
  → 영유아들이 ~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교사는 영유아가 무엇에 호기심을 느끼고 관심을 보이는지 관찰하여 적절히 질문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영유아들이 능동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럴 때 이를 일일이 쪼개는 것이 더 어색해서 부득이하게 생략된 주체나 객체를 인정하고 상황 맥락에 의지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데 내용이 어렵다면 문장의 독해 난도가 더 올라간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이것 하나라면 문제가 되질 않지만, 다른 가독성 저해 요인과 겹치면서 독해의 피로도를 높인다.

이 경우에는 가능하다면 문장을 쪼개서 애초에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문장을 처음부터 가지런히 놓으려 한다면 문장 분량이 약간 늘 수는 있어도, 이 역시 문법적으로 태생적 한계라 하기는 어렵다. 다만 리듬 등이 느려질 수 있는 아쉬움은 생길 것이다.      


- (학생이) 성취도가 떨어지면, (교수가 학생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그 목표를 점검한 뒤 (학생이) 보충 과제를 제출하도록 (교수가) 독려한다.       
- (학생이) 성취도가 올라가면, (교수가 학생과 함께) 그 목표의 성과를 공유한 뒤 (학생이) 다음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교수가) 준거모델을 제시한다.     

  

이런 유의 문장을 리듬을 지니면서 출몰할 경우, 전면적으로 고쳐야 할 것 같은데, 그 문장이 가독성을 현저히 저해하지 않을 경우 상황 맥락에 따른 이해가 가능하다고 보고, 허용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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