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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un 12. 2024

요약한 내용에 대한 질문 만들기

인식과 추론(32~35F)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32~35프레임에 해당합니다.






“요약을 한다는 것은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의미죠. 제대로 상대가 말하는 것, 대상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작업이니까요. 그래야 제대로 된 대화의 출발점에 서죠. 잘 못 선다면 실격패할 만큼 서로 엉뚱한 방향으로 달릴 수 있어요. 그래서 일단 상대의 말을 갈무리하고 정보를 요약해야 하죠. 그게 글의 형태로 드러나지 않아도 머릿속으로 숙지하는 단계를 펼치면서 빠르게 다음 반응을 준비하기 마련이고요. 시사적인 주제라면, 문제 현상을 제대로 파악한 다음에야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단계를 압축적이든 성실하게든 진행하고 나면, 그것에 대해 갈무리한 내용에서 질문을 뽑아내기 마련이에요. 궁금증이 이는 것이죠. 궁금증이 일지 않을 만큼 간단한 정보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 말의 진위를 살핀다든지, 그 말을 왜 하려는 것인지, 그게 듣는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본능적으로 궁금해지고 반응하게 되죠. 그러한 질문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상호 작용을 통한 내용이 생기는 거고요.”


“이때 보통 두 가지 방향으로 질문을 분류할 수 있겠죠. 하나는 질문 자체가 참인지 거짓인지 진위 여부이고, 더 나아가 요약 대상의 완결성을 따지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것만이 최선인지, 비교 가능한 과거 사례나 다른 분야의 사례는 없었는지’ 따져보는 것이죠. 그렇게 크게 보면서 그 정보의 무결성을 따지는 것이에요. 동시에 그것과 관계하는 곳에 미칠 효과를 예측하는 것인데, ‘그것이 사회나 우리에게, 혹은 개인인 나 자신에거 어떻게 작용하지, 또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논의하게 되는 것이고요. 이렇게 큰 방향의 흐름으로 질문을 분류할 수 있는데, 그것만 있지는 않아요. 이건 일반적으로 큰 질문을 뽑을 때 필수적일 뿐이에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질문을 위해 요약 대상의 지점을 짚어가며 지표를 찍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볼게요. ‘어제 수업을 마치고 학원 앞에서 그는 그녀에게 편지와 꽃을 주며 사랑 고백을 했다’로 해보죠. 이걸 요약 대상으로 볼 때 ‘주제, 소재, 인물, 사건, 배경’의 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 주제: 사랑을 고백한다.
- 소재: 고백, 편지, 꽃
- 인물: 그, 그녀
- 사건: 그가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 배경: 어제 수업 마칠 즈음(시간적 배경), 학원 앞(공간적 배경)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먼저 “그거 참말이야? 네가 그 아이에게? 뻥치고 있네!”라며 놀랄 수 있죠. “킹카 삼식이도 고백했다가 차였는데, 쫄보인 네가? 앞으로 거절 당했을 때 어떤 처방을 해줘야 하나?”라는 질문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건 시작일 뿐이죠. (웃음)”  


“지점마다 뒤틀면서 브레인스토밍하듯 의문문을 붙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사랑을 꼭 고백해야 하는 걸까? 사랑을 고백한다는 거 어떤 의미인 걸까? 사랑은 무엇이고 고백은 무엇일까? 어째서 고백해야 하는 걸까?” 등등요. “고백에는 어째서 편지와 꽃이 뒤따르나? 다른 것은 안 되는 것일까? 편지와 꽃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이런 식의 질문을 만들 수도 있겠죠. “하필 어제여야 할 이유? 수업을 마치고 했어야 하는 이유? 학원 앞이어야 할 이유?” 주로 이유(why)를 중심으로 묻지만 꼭 그런 것만 있지는 않겠죠. 

질문 지점을 찾았을 경우, 거기서 대비점과 중간점을 찾아서, 지점을 분류하고 파생 낙서하듯이 마인드맵, 그러니까 가지를 치고, 그 가지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그 질문이 그 상황에서 합당한지 파악해서 추리는 방법을 쓰니까요. 예를 들어, 모든 요약 지점을 짚어가면서 밑줄을 그으면서 대비점, 중간점을 만들어보는 거예요. 적절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겠죠. 예를 들어 “어제”의 대비점은 “내일” 그리고 중간점은 “오늘”이라고 해보죠. 오늘은 여자아이가 삼식이에게 고백을 받은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날이고 여러 모로 불편할 수 있어요. 그런데 내일, 혹은 다음 주에는 조금 나을 수도 있죠. 그녀의 생일이 있는 주간일 수도 있고,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거니까요. 왜 하필 어제 했어야 하는지, 그 시기가 적절했는지, 그것이 삼식이에게는 여파가 없었을지, 그것을 염려하는 그녀 역시 피하고 싶지는 않았을지 하는 질문으로 이어졌을지도 몰라요. 이처럼 지점 하나에도 여러 질문의 가능성이 생기죠.

이때 육하원칙으로 지점을 분류하여도 되고, 거기서 분파된 대비점과 중간점에 따른 각종 마인드맵을 통하여 질문을 만드는 촉진제처럼 적용하면서 브레인스토밍해도 되죠. 제 경우엔 주로 why, how를 쓰는데,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what으로 묻는 사람이라면 고백이란 무엇인지, 선물이란 무엇인지, 사랑이란 무엇인지, 학생이란 누구인지 등등을 되짚으면서 가지를 뻗을 수도 있을 거예요. 여기서 모든 지점을 다 세밀히 건드린다면 끝도 없을 거예요. 책 한 권 분량으로도 모자랄 수 있겠죠. 그래서 시의적절하게 필요한 1~3개쯤의 질문을 선택하기 마련이고, 그 정도로도 충분한 내용이 채워지곤 하죠.” 






“사실 엄청 집요하게 질문거리를 만들지는 않아요. 요약 대상에서 핵심적인 키워드나 문장에 밑줄을 긋고 그것에서 몇몇 의문점을 찾아내곤 하죠. 오래 훈련하다 보면, 필요한 지점의 시의적절한 질문을 찾아내곤 하는데, 간혹 팩트 체크를 해야 할 부분도 생기고, 때로는 유의미한 감상평을 남길 재료를 얻기도 하죠. ”


“그건 요약 훈련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다양한 훈련을 모두 적용한다기보다는 자기에게 맞는 훈련을 적용하면 되죠. 또 오래 요약하다 보면 감각적으로 어느 정도 본능적으로 요약을 하게 되고요. 자기에게 알맞은 방식으로 요약 정보를 갈무리하는 방법을 찾으면 될 거예요. 여기서 정작 핵심적으로 중요한 것은 대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에서 의미 있는 질문을 하자는 것이죠. 그게 모든 사유의 출발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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