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Part2 (64~76F)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2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27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64~76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65~74F에 속하는 <부재에 관하여>는 링크로 대체합니다.
◑ 창작 노트: AI 성우 목소리
우연히 AI성우 사이트를 알게 되면서 낭독극과 대본에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 호기심이 생겨서 유튜브 조작법도 익힐 겸 직접 AI성우에게 말을 입혔다. 글을 쓰는 것보다 품이 많이 들어서 그리 오래지 않아 그만두었지만, 그 순간 말의 흐름, 구어체에 대해 공부하며 고민했다.
각 캐릭터에게 어울리는 말을 깊이 고민하는 것보다는, 몽상처럼 생각하는 것을 다양한 시선의 필터를 거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일 수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주장의 스펙트럼을 통해서 사유를 해내고, 이를 소설적으로 묘사하는 것에서 벗어나, 말로 드러낸다는 점이 개성적으로 느껴졌다.
누군가 취재를 다니며 녹취를 하고 재구성하듯 다큐 낭독극 작업도 할 수 있을 듯하고, 자신의 사상을 드러내고자 할 때, 그 말 소리를 입히는 취재 과정을 통해 조금은 수월(?)하게, 소설이나 학술서와는 다른 결의 정보가 드러나지는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이것은 나중에 잠깐, 번호글이라는 스타일로 연결된다.
“논리적인 주장을 넘어 상상력까지 곁들었는데, 너무 안 웃기고 어렵네요. 지나친 바람이었어요.”
“괜찮아요. 어차피 웃기는 쪽으로는 기대도 안 했어요. (웃음) 그 말씀 차라리 웃기네요. 진심으로 기대를 하셨다니요? 그래도 상상이 뻗어가는 결을 보자니 흥미롭기는 했어요.”
“<부재에 관하여> 제가 쓴 건데, 왜 두 분이 감 놨냐 배 놨냐 하는 거죠? (웃음) 그러나 재미가 없는 것은 저도 인정하니, 씁쓸하네요. 뭔가 사유를 자유로운 발상으로 펼쳐 지식놀이하려고 했는데, 놀이가 무색하군요.”
“어? 그래요? 죄송해요. 전 또 저 형이 쓴 줄 알았어요! 재미는 없지만,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어요. (웃음)
형님도 죄송하다고 전해 달라네요. 잠깐, 자기가 쓴 글 같았다네요.”
“하지만 지식놀이의 유형 중에는 재기발랄한 상상도 있지만, 그만큼이나 무거운 사유를 도발적으로 확장하는 것에도 있죠. 그걸 합리적 범위에서 학술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정도에서 선을 긋고 꼼꼼히 밀도를 채운다면, 그것은 지식게릴라적 작업일 거고요. 거기에 유희적인 요소로 이해를 돕기 위해 지식놀이적 설정을 할 수도 있겠죠. 만화로 그린 교양서처럼요. 또는 퀴즈를 내는 식으로도요.
그런데 조금 더 도전적으로 가정하고, 학술적으로 약간 약점이 있더라도 적극적 추론과 몽상까지 밀어붙이면서 논의의 폭을 넓히려는 작업도 할 수 있어요. 그럴 때 매우 성공적으로 학술적 성과를 올리는 것이라면 지식게릴라적인 작업이면서 지식놀이꾼적인 작업이겠죠. <호모 루덴스>처럼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처럼요. 또 애초부터 학술적이라기보다는 엉뚱한 전체를 통해 지식을 탄력적으로 펼쳐보이지만, 그 안에 분명 지식을 전복적으로 이용할 경우도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