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나의 정신에 번개가 내리치는 것보다
두 다리를 잃어 팔로 기어다니는 것보다
잠결에 꿈이 없어 허황조차 물결칠 수 없는 것보다
훨씬 더 아픈 것
아프지만 애석하게도
끊임없이 한 번 더 기회를 내어주며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는 것
이 지겨운 방황의 반복 속에
우리 아직 어린 영혼이 굳은살처럼 만들어야 할 사실
우린 누군가의 인생이라는 영화에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현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의 인생에서
주연조차 맡을 수 없다는 진실
나의 선택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그저 감독의 역량으로 결정되어지는
그렇기에 나의 감정이 사무치게 들러붙더라도
눈물뿐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그렇기에 상처뿐인 오디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성장의 흐름이 평행하고
좌절의 반복이 실력을 키우듯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다
주연이자 주인공으로 살 수 있는 영화가
모두에게 반드시 한 편씩은 주어진다는 것을
나를 위한 관객
나를 위한 색감과
나를 위한 스토리
눈을 떠 보이는 질문들이 세상이고
눈을 감아 보이지 않는 암흑이 무의 세계인
내가 살아있기에 존재하고
내가 죽음과 동시에 사라지는
나의 실재로 자신의 모습을 증명하는 이 세상이
모두에게 하나씩은 주어진다는 것을